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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한 Aug 12. 2022

고양이 밥 먹는 것만 봐도...

날도 더운데 고양이들이 올망졸망 모여앉아 밥을 먹는다. 3호점 캣대디도 그 옆에 옹송그린 채 밥 먹는 고양이들을 바라본다. “아이구 밤에는 요만한 새끼덜까지 와서 밥을 먹는데, 사료는 떨어졌지, 그래 전화드렸쥬. 맨날 신세만 지구.” 기껏 사료 네 포대를 내려놓으며 내가 미안해졌다. 이웃에 살다가 작년부터는 이사했다는 핑계로 자주 사정을 살피지 못했다. 몇 년 전 화재로 집을 잃고, 컨테이너 생활을 하면서도 그는 고양이밥만큼은 거른 적이 없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고양이들은 저마다 밥그릇에 고개를 묻고 열심히 밥을 먹는다. 저게 뭐라고. 저 녀석들, 밥 먹는 것만 봐도 그저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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