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와 아톰은 성격이 많이 다른데, 아톰이 얼렁뚱땅 급하고 한꺼번에 많이 먹는 반면 아쿠는 섬세하고 약간 까칠하며 먹을 때도 여러번에 나눠 먹는 편이다. 아쿠는 꽃에 대한 호기심도 많아서 능소화나 코스모스가 피면 그 앞에서 한참을 구경하지만, 아톰은 먹을 게 아니면 관심을 두지 않는다. 얼마 전 코스모스가 만개하자 아쿠는 굳이 마당을 놔두고 코스모스가 핀 길가에 나와 한참을 머물렀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내려가자 아톰은 그제야 먹을 거 가져왔나, 하면서 나를 뒤따랐다. 어쨌든 이 녀석들과 벌써 3년을 함께 하고 있다. 어떤 분들은 봄 화단에 튤립이 피자 고양이가 냄새만 맡아도 죽는다며 과도한 걱정을 해주셨지만, 이렇게 아쿠와 아톰은 건강하게 아름다운 가을을 건너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