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나는 고양이밥을 배달하느라 거리를 떠돌았다. 거리에서 만난 고양이는 모두가 하나같이 갸륵했다. 어떤 고양이는 거리의 현자처럼 먼 곳을 바라보았고, 또 어떤 고양이는 자연의 수행자처럼 느긋하게 걸어갔다. 나는 그들의 아득한 철학이 거리와 자연에 있음을 믿는다. 내가 만난 고양이들은 자연 속에서 가장 빛났고, 길 위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__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中
고양이책을 팔아서 고양이밥을 사고 그 밥을 얻어먹은 고양이들이 '아휴, 저 인간 사진찍는다는데 우리가 좀 도와줍시다' 하면서 협조를 해주고, 그렇게 찍은 사진으로 다시 고양이책을 내고. 다시 고양이밥을 사고. 그러고보면 고양이작가란 어쩔수없이 고양이와 동업자란 생각이 든다. 이제껏 누구하고도 동업할 생각이 없었지만, 이런 동업이라면 조금 더 오래 해도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