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용한 Mar 25. 2024

할머니와 삼색이

텃밭에 한창 물을 주고 있을 때였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가던 할머니가 갑자기 멈추더니 나를 불러세웠다. “저어기 돌아댕기는 삼색이 요즘에 여기로 밥 먹으러 와요?” “네, 가끔 와서 밥 먹어요.” “아이구, 전에는 우리집 마당에서 밥을 줬는데, 요즘엔 개가 있어서 그렁가. 밥 먹으러 안 오더라구.” “아, 네. 저 말고도 저 옆옆집에서도 밥을 주고 있어요.” “그렇구나, 다행이네. 오던 애가 안 오니 걱정이 돼서....” 하면서 할머니가 말끝을 흐렸다. 가끔 동네 산책을 하다보면 거실창 안으로 캣타워가 보여서 아, 이 집도 고양이를 키우는구나, 했던 집이 바로 이 할머니 댁이었다. 할머니가 그동안 저 불편한 몸으로 삼색이를 챙기고 있었던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천막집 한 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