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시로드에서 만난

by 이용한

우리 동네에서 다리 건너 언덕마을로 이어진 골목을 나는 혼자서 '턱시로드'라 불렀다. 이쪽으로 산책을 갈 때마다 턱시도 녀석들만 만났기 때문이다. 장어집 봉다리, 우리집으로 밥 먹으러 오는 거식이와 두식이도 다 여기서 만났다. 그리고 최근에 만난 짜장면 혼자 다 드신 엄마 턱시도와 세마리 아깽이 턱시도를 만난 곳도 이곳이다. 그리고 이틀 전 올린 하얀 턱받침을 한 멋진 아깽이 또한 여기서 만난 녀석이다. 이 녀석 옆에는 다른 턱시도 아깽이도 한마리 더 있었는데, 이 아이는 목 부분에 까만색 삼각 턱받침을 하고 있었다. 이 두 녀석의 엄마는 턱시로드에선 보기 드문 카오스였다. 어제는 이 카오스 엄마와 턱받침을 한 아깽이 두마리가 담장에 올라 일광욕을 하고 있는 장면을 운좋게 만났다. 이건 찍어야 돼! 하지만 녀석들은 너무 멀리 있었고, 핀이 맞지 않을 것을 대비해 거의 20여 장의 사진을 찍었다. 다행히 그 중 한두 컷을 건졌다. 아직 이 가족과는 두번밖에 만나지 않은 터라 얼굴을 익히는 중이다. 얘들아, 친하게 지내자. 그저께 너희들이 맛나게 먹었던 닭가슴살 대용량도 주문해놨다. 혹시 필요한 간식 있으면 사전 주문도 받을게.


[꾸미기]0-272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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