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시마라는 섬은 오이타, 아이치, 기타큐슈를 비롯해 여러 지역에 있지만 여기서 소개하는 고양이섬 히메시마(姬島)는 이토시마시에 위치한 섬이다. 후쿠오카에서 전철로 40여 분, 지쿠젠 마에바루 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25분. 키시항에 내려 배를 타고 다시 20분(하루 네번 배가 운항한다). 최근 히메시마는 고양이 터널 성지로 널리 알려졌는데, 아예 SNS에는 히메시마의 터널 고양이 영상을 주로 올리는 작가가 따로 있을 정도다. 그리고 그 영상이 SNS에서 인기를 끌면서 순전히 터널 고양이를 만나러 오는 사진가와 애묘인도 부쩍 늘었다. 내가 히메시마를 찾았을 때도 이미 두 명의 작가가 번갈아 고양이 터널을 촬영하고 있는 관계로 순번을 기다려 두어 시간 뒤에나 촬영을 할 수가 있었다. 이곳의 고양이 터널은 해안도로와 인접해 있으며, 얼핏 보면 하수구 같지만, 우천시에만 물이 흐르는 빗물수로이다. 고양이들에게 이곳은 은신처이자 놀이터이며 친목을 도모하는 사교의 장이나 다름없다. 더러 터널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민 고양이를 보며 위험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영리한 고양이들은 우천시 안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쯤은 다 알고 있다. 또 덮개와 덮개 사이의 구멍을 통과할 수 없는 뚱냥이들은 애당초 터널을 이용할 생각이 없다. 대신 이 녀석들은 터널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고양이들을 ‘두더지 게임’하듯 솜방망이질로 툭툭 장난을 친다. 이곳의 터널은 주택가에서 바닷가까지 이어져 있지만, 고양이들은 오로지 덮개 부분이 있는 10여 미터 정도만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