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털이 보숭한 민들레를 갸웃갸웃 바라보는 고양이가 한마리 있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한 녀석은 솜방망이 앞발을 내밀어 민들레 갓털을 한번 툭 쳐봅니다. 아깽이 솜털 같은 것이 떠서 갈피없이 날아갑니다. 갓털을 건드리면 홀씨가 날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고양이는 민들레 줄기를 잡았다 놓았다 하면서 저 혼자 홀씨 놀이를 합니다. 내년 봄이면 녀석이 날려보낸 홀씨들이 사정도 모르고 불쑥불쑥 노란 꽃을 피우겠지요. 이러구러 해가 길어진 봄날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