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쯤 올리는 총각무 먹는 고양이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이날의 장면 하나가 사료배달을 멈출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골목에서 어미냥과 아깽이가 맵고 짠 총각무 하나를 나눠먹고 있었다. 매운 양념이 범벅된 국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어미가 크게 한 입 베어먹자 옆에 있던 아깽이가 나도 좀 먹자며 어미를 밀치고 총각무를 독차지한다. 그마저 삼색 아깽이는 뒤로 밀려나 입맛만 다시고 있다. 총각무를 다 먹은 턱시도의 입과 발은 김치국물이 묻어 흰털이 벌겋게 물들었다. 하필 가져온 사료가 없어서 나는 주차한 차로 되돌아가 사료 한 봉지를 가져왔다. 예상치 못한 만남이어서 그릇도 없이 구석에 사료를 내려놓자 턱시도 가족은 걸신들린 듯 숨도 쉬지 않고 그것을 먹어치웠다. 그날 이후 이들 가족이 사료원정의 단골이 된 것은 물론이다. 모든 게 얼어붙은 계절, 고양이는 먹을 게 없어 김치며 언 호박이며 무엇이든 먹어야 하고, 그래야 살아남는다. 한겨울 며칠씩 굶주린 고양이는 저체온증으로 죽을 때가 많은데, 그들에게 아사와 동사는 같은 말이다. 겨울이야말로 고양이에게 사료 한 줌, 따뜻한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다.
* 총각무 먹는 턱시도 가족 사진은 이번에 나온 제철고양이 벽달력 26년 12월 모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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