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일부가 되는 일

사랑하라, 희망없이

by Binsom Lee



그래요,

좋죠.

그게 어디예요?
당신의 일부가 되는 일.


얼마나 바랐다구요. 당신이 나를
당신의 삶의 일부로 생각하는 일.
당신이 나를 당신의 일부를 생각하는 일.
그래요. 고맙고 기뻐요.




하지만 당신이
오늘 내게 내준 그 일부의 시간은
사실 내 마음을 상하게 했어요.


이게 욕심일까요?
내가 당신의 일부가 되는 것,
그거 좋은 일 만은 아니네요.


당신의

약속과 약속 사이에
잠깐 내가 들어앉아 있는 것,
당신은

바삐 나를 보고

돌아서야 하는 것.
그게 왠지 나를 쓸쓸하게 하네요.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그 바쁜 틈틈이 보려고 하는
당신

마음을 모르진 않지만


난, 당신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가 되고 싶은가 봐요.


감히.
작은 성취가 큰 욕심을 부르는 걸까요?
이 만큼도 어딘데,
나같은 것이 이만큼 행복하면 됐지,
더 뭘 바라느냐고 스스로에게 화를 내고 또 달래도
자꾸 마음이 쓸쓸해져요.


당신 정말, 내가 당신의 일부이기나 한 거예요?


당신에게 나는 정말 뭔가요?


약속과 약속 사이에 낀
사소한 의무, 혹은 단정한 관계.
그래요. 그것도 감지덕지지만,
오늘은

그게 날

슬프게 해요.


내가 도대체

당신의

뭔지,
나도 당신도 대답할 수 없는 줄 알지만,
미안해요.

그래서 오늘 난 당신을 만나기
싫답니다. 당신 만나면 행복한 표정을
짓지 못할 거 같아서요.


/빈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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