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가 절실한 계절에 흑백 뮤직비디오를 담다.
김영근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2016 슈퍼스타 K 우승자'와 '지리산 소울'인 듯하다. 지리산 아랫마을에서 자라난 소년은 말보다 노래를 더 많이 했고, 다섯 번이나 프로그램 오디션을 봤으나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마치 자신이 자라난 곳의 햇살과 바람을 온몸으로 담아내 듯 사람들 앞에서 호소했다. 많은 사람들은 당시 김영근의 통통하고 순박한 얼굴에 매료되고 그의 숨소리 같은 목소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감성에 빠져들지 않았을까?
하지만 1년이라는 준비기간은 소년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아티스트 김영근에게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것. 그 시간을 견뎌내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김영근의 데뷔 앨범 타이틀곡 '아랫담길'엔 마치 자신에게 속삭이고 외치는 듯한 위로가 담겨있다.
어쩌면 칼칼하고 어쩌면 담백한 이 목소리를 어떻게 형언하면 좋을지 고민해보아도 딱히 단어가 없다. 부드럽지만 호소력 있는 청년의 목소리는 '감성'이라는 단어로 설명되기엔 아깝고 부족하다. 처음 그의 노래를 들었을 때 내게 와 닿았던 생각들을 짚어보면 어쩌면 반복되는 듯한 멜로디 속에서 피어나는 따스함과 누군가 나를 꽉 잡아주는 포옹이 있다.
뮤직비디오를 통해 그저 김영근이라는 어쩌면 작은 한 청년 또는 개인이 높은 건물이 즐비한 도시숲을 떠도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쩌면 그것이 자신의 길을 찾는 방법일 것이고. 도시의 수많은 불빛들이 모이듯, 너도 나도 어쩌면 우리 모두가 김영근이 아닌지. 그렇게 걷는 김영근, 자전거 타는 김영근, 바라보는 김영근... 이렇게 모두 도시 불빛처럼 모인다.
그런 의미에서 '아랫담길'이 전하는 위로와 응원은 결코 그저 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몫은 아닐 것이다. 노래를 들으면서도, 미팅을 할 때도,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할 때도 '아랫담길'의 첫 소절이 마음에 남았다: '오늘 하루도 어김없이 그저 소리 없이 저물어간다.' 하루가 저물면 시작되는 어쩌면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모습에서 위로가 피어나고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앞으로 김영근 곁에서 함께 그만의 색깔을 찾아주길 바란다.
제목 아랫담길
앨범 아랫담길 EP
가수 김영근
발매 2017년 12월 21일 오후 6시
제작 CJ E&M
진행 구본영
감독 김동빈
사진 김동명 (member of 'Front Desk' of 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