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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한잔 Aug 06. 2020

의사소통의 과학

뇌과학과 언어 그리고 의사소통

언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언어의 도움으로 정말 많은 것을 이룩해냈습니다. 언어의 중요성은 유명한 고대 바빌로니아 이야기에서도 나옵니다.


“과거에 모든 인류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할 때, 바빌로니아에서 인간들은 하늘의 끝에 도달하고자 인류 최초의 고층 건물인 바벨 타워 만든다. 그리고 이를 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 신은 인간들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만듦으로써 인간들 간의 오해를 만들고 그로 인해서 바벨 타워의 건설을 중단되고 만다”.


이와 같이 언어의 중요성은 아주 먼 과거부터 인지되어 왔고, 많은 과학자들이 인간의 의식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사용하는 하나의 수단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언어는 우리에게 왜 중요할까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다른 사회 구성원과 소통하기 위한 수단이 절실히 필요하고, 그 의사소통 수단이 뛰어나면 뛰어날 수 록 인간 집단으로서 가능한 활동의 범주는 넓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중요성을 갖고 있는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 우리가 사용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언어이죠. 이 외에도 얼굴 표정, 몸짓 등의 다른 요소를 사용해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이들 다른 요소는 언어만큼 강력하지는 않습니다. 

언어라는 것은 생각보다 신기한 것입니다. 우리는 성대와, 혀, 입속의 공간, 입술, 등을 이용하여 폐에서 나오는 공기의 주파수와 음폭을 변형시키고 이 특정 음파는 공기라는 매질을 통하여 상대방의 고막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이 고막은 그 특정 주파수를 아주 세밀하게 설계된 3가지의 뼈를 통하여 달팽이관으로 진동의 형태로 전달시키며, 달팽이관은 아주 획기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이 진동을 주파수 별로 분리시킵니다. 그러면 달팽이관 안에는 이 특정 주파수를 쉽게 말해 ‘담당’ 하는 신경세포들이 존재하고, 이 특정 주파수가 도달하면 이 신경들은 활성화 되게 됩니다. 그럼, 이 신경세포들은 그 활성화된 신호를 뇌로 전달하고 뇌는 이를 우리가 평소 인식하는 소리라는 의식적인 감각으로 변환시키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언어’라는 의사소통의 매개체는 깊은 관찰을 통하여 이렇게 너무나도 대단한 우리 뇌의 기술로 변화합니다. 


조금만 더 들어가 보면, 우리 뇌에서 언어가 어떻게 하여 저장되는가도 정말 신기합니다. 언어기능은 좌뇌가 주도적으로 담당합니다. 하지만 좌뇌가 유일하게 언어를 담당하는 것은 또 아니죠. 예를 들어, 뇌가 조금 더 어릴 때, 예를 들어서 만 6세 이전, 간질이나 특정 뇌 질환의 이유로 좌뇌를 들어내는 수술을 거치면, 좌뇌가 아니라 우뇌가 기능을 담당하게 됩니다. 또한, 사투리같이 획일하게 다른 언어 표현도 우리 뇌에 전부 정보로서 저장되게 됩니다.


그러면, 뇌의 관점으로 들어가, 뇌에서 우리의 언어는 어떠한 방식으로 저장되어 있을까요? 말을 한다는 것은 간단하게 바라보면 그저 특정 근육들의 움직임입니다. 예를 들어서, ‘안녕’이라는 말을 할 때는 성대를 열어 기도를 확보하고 입을 크게 벌리며 혀를 내리는 등등이 되겠지요. 이러한 모든 근육들의 움직임들은 뇌의 명령을 받아서 움직입니다. 다른 말로, 우리가 특정 말을 하고 싶을 때, 뇌는 이 말을 하게 만드는 근육의 움직임을 신경신호의 형태로 목소리를 내는 근육들로 전달하고 이 근육들의 협동적인 움직임으로 우리는 말이라는 것을 하게 되죠.


언어와 그 언어의 정보를 저장하는 우리 뇌의 기발함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 뇌는 문법을 어떻게 저장할까요? 문법은 정말로 어려운 연구주제 중 하나입니다. 우리의 뇌가 어떻게 문법을 저장하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고 항상 일정하게 사용하는지, 아이들은 이러한 모든 것을 어떻게 흡수하고 모든 사소한 문법을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이해한 후 특정 나이가 되면 전혀 접해보지 못한 문장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와 같은 주제들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 주제이죠.


이러한 연구의 결과로 현재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가설은 Noam Chomsky의 natural language grammar(자연적 문법) 가설입니다. 이 가설이 말하는 것 중 하나는 인간은 태어날 때 선천적으로 언어를 배우는 기능 갖고 태어나며, 이 기능은 몇 가지 문법적 체계를 이용해서 우리가 받는 모든 정보들을 분리한다는 것이죠.


이를 지지하는 연구들이 꽤나 많이 있는데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인지능력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는 아이들을 상대로 테스트를 할 때, 이 인지능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모두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 안정적 이면서도 상당히 일관화된 배움의 패턴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한 과학자는 한 아이의 심각한 인지능력의 문제가 언어발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밝혔습니다. 이것이 제시하는 사실은, 언어를 담당하는 인지능력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반적인 인지능력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사 실 이이죠.


두 번째로, 선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겪는 아이들, 그렇기 때문에 시각을 갖고 있는 아이들과 완벽하게 다른 감각적 경험을 하는 아이들 또한 일반적인 아이들과 같이 안정적이고 일괄적이며 예측 가능한 언어발달 패턴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선천적 청각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 또한, 일반적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전형적이며 예측 가능한 언어발달 패턴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Chomsky와 이러한 언어를 연구한 학자들이 밝혀낸 것은, 우리의 뇌가 일반적인 기능을 모든 인지기능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뇌는 특정한 인지기능에 있어서 특정한 뇌의 영역 혹은 기능이 분화한, Domain-specific (분야 전문) 이론입니다. 아직 모든 학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학자가 뇌는 분야 전문적으로 기능한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언어는 그 자체로도 상당히 흥미로운 형질이자 주제이지만, 뇌과학자에게 인간의 의식과 우리의 인지기능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도 언어의 발달과 뇌의 언어기능 저장 및 활용능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이러한 사실들을 철학적인 주제로 승화시켜 그의 중요성을 생각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기까지 언어에 대한 뇌과학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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