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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nkyou Aug 21. 2024

비 내리는 날, 붓으로 그린 인생.

딸에게 사랑을 씁니다.

어느 날, 비가 촉촉이 내리는 오후에 딸과 함께 붓글씨 체험 수업을 들었다. 그날의 공기는 잔잔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선생님은 무형문화재로, 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한 획 한 획이 마치 살아있는 듯했다.


딸은 조심스럽게 붓을 들고,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사람 인(人)’ 자를 써 내려갔다. 나도 곁에서 붓을 들어 ‘날 생(生)’ 자를 썼다. 한자 한 자를 그리는 순간,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 의미를 되새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잠시 후, 딸과 내가 쓴 글자를 나란히 놓고 보니, 우연히도 ‘인생(人生)’이라는 단어가 완성되어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인생이라는 두 글자가 단순한 우연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모녀의 인생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인생.


때로는 기쁜 일도, 때로는 슬픈 일도 겪어야 하지만, 그 모든 것이 결국 인생의 일부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딸도 그 순간 무언가를 느꼈는지, 조용히 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우리는 작은 체험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붓글씨로 완성된 ‘인생’이라는 글자처럼, 우리 부녀의 인생도 한 획 한 획이 모여 더 깊고 풍성한 의미를 만들어 가겠지. 이 순간이 딸에게도, 나에게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소중한 시간으로 남을 것 같다.


마치 인생이라는 글자를 손에 쥐고, 그 의미를 하나씩 풀어가는 작가가 된 것처럼 말이다.


사랑하는 내 딸의 손 끝에 펼쳐질 ‘인생’은 어떤 그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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