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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상을 바꿀 스타트업 정당입니다

기본소득당 팀블로그 런칭기

4월의 어느 월요일, 사무총장님이 네 장짜리 기획안을 들고 왔다. 작년에 대한민국 정당 최초로 ‘온라인 창당’에 성공한 기본소득당이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첫 번째 성적표를 받은 뒤였다. 0.48% 득표로 5위. 신생정당이자 소수정당으로 최선을 다했고 “안될거없잖아, 서울기본소득”이라는 슬로건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아쉬움도 남는 결과였다.


2021년 3월 25일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기본소득당 기호6번 신지혜 후보의 선거운동 첫 날 찍은 단체사진. 민트색 잠바를 입은 모두가 팔로 숫자 '6'을 형상화하고 있다.


우리 당의 이미지가 없다

사무총장님의 기획안은 당의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한 온라인사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회의 테이블에 앉아있던 모두가 동의했다.


기본소득당은 전체 2만 당원의 80%가 20대고, 당직자의 대부분이 밀레니얼 세대인 (진짜) 젊은 정당이다. 그래서 줄곧 ‘밀레니얼 정당’으로 언론에 소개되곤 했지만, 후보가 젊고 당원의 연령이 낮다는 팩트 전달 외에는 다른 정당들과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지 못했다. 밀레니얼 정당이 정작 밀레니얼 세대에게 알려져 있지 않고, 매력적이지도 않은 것이다. 선거를 통해 이제 조금씩 사람들에게 인지되기 시작했으니, 매력도를 높일 때였다. 서두르지 않으면 금방 잊힐 테니까.


아무도 안 알려주는 정당 잘하는 법

정당으로서 실력을 키워야 하는데, 대체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막막함에 ‘정당 잘하는 법’도 검색해봤지만, 유튜브에도 포털에도 우리가 찾는 정보는 없었다. 정치란 늘 해오던 얼굴들이 알아서 익숙한 방식으로 하는 영역이다 보니 참고할 만한 내용은 스타트업이나 사회적 기업의 조직문화와 기술에 관한 콘텐츠뿐이었다.


생각을 뒤집어봤다. 정당은 그 수도 많지만 거대한 양당 덕에 명백하게 레드오션이라면, 정치 스타트업은 블루오션이었다(!) 우리는 매력적인 스타트업 정당이 되어 아무도 안 알려주는 정당 잘하는 법을 연구하고 실험하고 공유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시도가, 브런치를 통한 ‘기본소득당 팀블로그’다.


여의도에 위치한 기본소득당 사무실 입구. "환영합니다. 기본소득당"이라고 쓰인 작은 간판이 705호 문에 붙어있다.


기본소득당 팀블로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팀블로그는 IT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술 블로그(Engineering Blog)의 한 형태다. 당근마켓과 왓챠의 경우 코딩 기술이나 마케팅 전략만이 아니라 팀터뷰(team-terview)처럼 다양한 팀원들의 직무 경험을 포함해 팀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경험 무시 못한다고, 어쩌면 우리가 참고하고 배워야 하는 정당의 모습은 정해져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려는 일이 정치일 뿐 기본소득당은 추구하는 문화나 활용하는 기술에 있어서 스타트업과 더 닮아있다. 무엇보다 기득권 정당들의 적대적 공생관계나 위선만큼은 조금도 닮을 생각이 없기도 하다.


기본소득당 팀블로그는 앞으로 기본소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방식부터 정당 업무에 관한 노하우나 실패담까지 각 부서의 당직자들이 필진이 되어 채워질 예정이다. 지난 1년 동안 시도했던 도전부터 현재진행형인 고민들이 기본소득당이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가닿고, 정치에 진입하려는 혹은 잘해보려는 사람들에게도 괜찮은 래퍼런스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dited by 온라인사업팀 서영 PD

Photo by 기본소득당


“당신이 누구든” 기본소득의 권리가 있듯이, 

“당신이 누구든” 기본소득당은 기본소득을 함께 이뤄낼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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