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보니 100일~!

: 가보자! Let’s Go!

by 박세미

2024년 11월 11일, ‘책끌림 수다 – OFFICIAL’ 유튜브 채널이 공개된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그날이 오늘이다.



‘어찌어찌’하다보니 오늘이 되었다. ‘어찌어찌’라는 말에는 멀리 내다볼 여유 없이 그저 당장 할 수 있는 것들로 하루하루 채워나갔다는 뜻이 담겨 있다. 땅속에 갇혀서 입구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헤매다 보니 우연히 첫 번째 입구를 찾아 나온 두더지 같은 마음이랄까...



그런데 혼자였다면, ‘계속해도 될까?’ ‘사람들은 무엇을 좋아할까?’ ‘내가 어떻게 맞춰야 할까?’ ‘문제가 뭘까?’라고 끊임없이 나를 의심하고, 자책하면서 유튜브를 하는 것에 고민했을 것 같다. 불확실한 현재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벌써 포기했을 것 같다. 땅속에 혼자 갇혔다는 생각에 바로 ‘항복! 나 좀 꺼내줘요!’라고 외쳤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되어 유튜브를 시작했다. ‘우리’는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급급하지 않고, 그림책으로 서로를 다독이면서 무엇을 하면 더 재미있고, 그 동안 우리가 해 놓았던 이야기들을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 그렇게 지내다보니 100일 되었다.



우리는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유튜브를 음성 파일로 녹음할 만큼 유튜브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동영상 편집도 직접하고, 쇼츠도 제작하고, 팟캐스트도 운영할 만큼 우리가 몰랐던 부분을 배워가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유튜브를 진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유튜브를 막상 해보니 할만 하네’라는 생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 100일 동안 28개의 동영상과 43개의 쇼츠가 공개되었다.



동영상은 크게 옛 이야기로 쓰여진 그림책에 대해 이야기 하는 [옛날 이야기], 그림책에 대한 토론하는 [그림책으로 이야기 나누기], 그림책을 간단히 소개하는 [스케치], 우리의 창작 활동을 보여주는 [~를 위한 울림]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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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특징은 우리의 ‘옛 이야기’를 다른 그림책 토론과 분류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옛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옛 이야기’를 보면서 이야기의 씨간장 같다는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옛날부터 구전되어 내려온 이야기가 기록이 되고, 그 기록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서 그 시대에 맞게 새로워진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재미를 다른 사람들도 느껴봤으면 하는 바램에서 ‘옛 이야기’를 우리는 꾸준히 보기로 했고, 그것을 [옛날 이야기]라는 하나의 폴더로 만들어 놓게 되었다.



또, 쑥스럽지만, 그림책을 보고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도 해보고 싶어졌다. 작가라는 호칭을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이기는 많이 민망하다. 하지만 앞으로 작가가 될 수도 있다는 커다란 꿈을 가슴 한켠에 간직하고, 남몰래 키워나가기만 했던 우리다. 누구도 찾아주지 않았던 우리 안에 갇혀 있었던 이야기를 [~를 위한 울림]이라는 폴더 안에 용기를 내어 하나씩 꺼내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유튜브를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 되었을 때 쇼츠를 시작했다. ‘1분이라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해보니 그 1분이라는 시간은 짧지 않았다. 쇼츠는 1분의 미학이다. 게다가 음악이 내용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어서 1분이라는 그 시간을 더 의미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현재까지 쇼츠에는 그림책 중 작가 중심, 학교 교과서 수록작품, 칼데콧 수상작품, 주제어가 있는 쇼츠로 현재까지 분류하여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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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야말로 그 동안 책끌림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함께 한 시간들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우리는 1분 동안 보여줄 수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지난 10년의 시간에 걸쳐 쌓아왔다.



다섯 명이 함께 하는 유튜브다보니, 지인들을 통한다면 금방이라도 구독자가 100명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유튜브는 관심사로 찾아다니는 공간이기 때문에 그림책에 관심없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는 것은 민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억지로 구독자를 끌어들이지 말자고 했다. 덕분에 현재까지 구독자가 30명도 되지 않는다. 유튜브를 하면 금방이라도 스타가 되는 것 같았던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탁’하고 풀렸다. 그러면서 다행스럽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100일 동안 유튜브에 올려진 영상을 보면, 처음에는 ‘몇 명이나 보았을까?’라는 생각에 숫자만 보였다.



그런데 100여 일이 된 지금에는 우리의 그 동안의 수고로움이 보이고, 앞으로 우리가 더 재미있게 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느껴진다. 동시에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공개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도 점점 더 커져가는 것 같다.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에 들어왔으니, 이제 하나씩 배워가면서 적응해 나가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또 100일 동안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유튜브를 시작한 지 100일만큼 감격스러운 감정은 더 커질 것 같지가 않다. 하나씩 배워가면서 하나의 역사를 쓰기보다는 하나의 일상을 잘 기록하고 싶다.



공중에 사라질 뻔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하나의 화면 안에 우리를 기억하게 하고, 누군가에게 새로운 이야기로 다가가 의미 있는 생각을 남기게 하는 ‘책끌림 수다 – OFFICIAL’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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