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 클럽

: 구독자 10명 동영상 10개

by 박세미

2024년 11월 11일 00시에 예약해 놓은 그림책 『나는요,』 동영상이 ‘짠’하고 ‘책 끌림 수다 – OFFICIAL’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예약을 해 두었지만, 시계가 12시를 가리키는 순간 나는 재빠르게 나의 유튜브 채널에 들어갔다.



‘두둥’



영상 하나가 떠 있었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영상을 재생시켰다. 업로드하기 전에 수없이 돌려본 영상이지만, 유튜브 채널 속에서 보여주는 영상은 새롭게 다가왔다. 낯설었다.



영상을 찍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다시 내게 전해졌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데, 사람들의 표정이 다 보이는 듯했다. 어느새 나는 영상 속에 들어가 있었다.



하루종일 핸드폰을 손에 쥐고서 수시로 나의 유튜브 채널에 들어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봤는지, ‘좋아요’는 얼마나 있을지 하는 기대 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들락거렸다. 책끌림 회원 5명과 그들의 가족, 친구들까지 구독자가 된다면, 구독자가 최소 40명은 될 것 같았고, 그들이 ‘좋아요’를 한 번씩 눌러준다면, 최소 40번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구독자 100명은 금방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한 달 동안 구독자 수가 10명이다. 계정을 가지고 있는 나를 제외하고, 책끌림 회원 4명과 그들의 가족 6명인데, 우리 집에서 남편, 아이, 내 동생을 빼면 3명이 다른 회원들의 가족일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우리 남편은 확실하지는 않다.



나는 친구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림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나를 위해 구독을 하라는 것이 민폐 같은 생각이 들었다. 친구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으로 내가 음식점을 차려 놓고서 와서 음식을 팔아달라는 것 같아서 입이 떼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은 유튜브 운영 면에서도 좋을 것 같지 않았다. 개업식에 사람이 몰려들었다가 이후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 것이 우리를 더 초라하게 만들 것 같았다. 어쩌면 나는 우리 콘텐츠에 확신이 없었던 것일까.



우리의 영상으로 정면 승부를 해 보자고 다짐을 하고 또 한다. 우리의 장점인 성실함을 살려 꾸준히만 해 보자고 서로를 다독이면서 한 달을 보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매일매일 조회수와 ‘좋아요’ 수를 확인하고 있다. 별다른 기대 없이 확인하는 것 같은데 내 채널에 들어갈 때마다 설렌다.



한 달 동안 구독자 수는 변함이 없고, 조회 수도 하루에 1-2개 정도 증가할 정도다. ‘지금이라도 지인들에게 유튜브 구독을 부탁해 볼까?’라는 생각이 스몰스몰 하루에도 몇 번씩 올라온다. 하지만 멀리 내다보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앞으로 우리가 유튜브를 해나갈 시간에 비하면 아주 짧은 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발 그러기를 바라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인들에게 연락하는 것을 참아본다.



지난주에 책끌림 모임을 하면서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이라는 말을 빼보자고 누가 제안했다. 우리끼리 그림책 파티를 재미있게 해 놓고, 누군가에게 우리 파티를 봐달라고 하는 것이 어색했기 때문이다. 우리끼리 재미있게 논 것으로도 충분하다.



게다가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모두가 영상 편집이라는 것을 공부하면서 해 보고 있고, 유튜브뿐만 아니라, ‘그림책 수다 책끌림’이라는 팟캐스트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선 기분이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2차원의 세상에서 3차원의 세상으로 들어선 것 같다. 나의 표현들이 입체감을 갖었다.



그래서 우리는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이라는 말을 빼 보았다. 그런데 막상 그 말이 빠지니 유튜브라는 채널이라는 독특함이 빠지는 것 같아서 흐지부지 싱겁게 끝나는 파티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그림책을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재미있어서 시작한 일이다. 그리고 그것을 유튜브라는 상자 안에 담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나눈 재미있는 이야기를 유튜브 상자 안에 잘 포장해 넣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한 달 동안 ‘책끌림 수다 – OFFICIAL’ 유튜브 채널에서 열린 그림책 파티를 포장해 보려 한다. 우리는 업로드한 동영상 수가 10개, 구독자 수가 10명으로 이제 10-10 클럽에 들어갔다고 의미를 부여해 본다. 동영상은 그림책을 함께 보고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지금까지는 옛이야기와 창작 그림책으로 구성하였다. 앞으로는 어떤 그림책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더 다양하게 풀어내고, 다양한 그림책을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기대가 있다.



그림책은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다. 어른의 단단한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책이 그림책인 것 같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을 수가 없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 책도 그림책이다. 바쁜 어른들에게 잠깐의 힐링을 선사하는 책이 그림책이다.



이제 한 달이 지났을 뿐이다. 목적지는 없지만, 함께 재미있게 가다 보면 여기저기 많이 들를 곳이 많아질 것이다. 또 다른 한 달을 기대해 본다.





https://youtube.com/channel/UCO0CEfkt-miVucurgqZHszA?si=Vklp9o4SgROSAU3-





매거진의 이전글흥! 두고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