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시작하면서' 나를 기록하기
2020.
45.
나는 이 두 수가 마무리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시작을 알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2020년에 45세의 나는 ‘브런치’라는 공개된 곳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 두려움이 앞서는 새로운 도전이었고, 오랜 꿈이기도 했다. 나는 지금도 그 꿈을 꾸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마다 365일을 뒤돌아보고, 한 해를 시작할 때마다 365일을 기대한다.
그러나 매번 마무리는 후회가 남았고, 매번 기대감은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하게 되었다.
얼마 전 오랜 사진첩을 뒤적이다가 우연히 나온 사진에 그 시절의 나를 떠올렸다. 그때도 분명히 나에게 힘든 순간이 있었고, 많은 고민들이 있었을 텐데 신기하게도 나는 즐거웠던 시간이 먼저 떠올랐다. 내가 즐거웠을 때만 사진을 찍었기 때문일까.
그래서 나는 ‘그냥’ 나의 시간을 글로 담아보고 싶다. 한편으로는 나의 글이 공개된다는 것에 얼마나 나를 드러내며 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아직은 모르겠다. 다만, 내 이야기를 드러내던지 감추던지 어떤 방향으로 쓰던지 간에 그것도 내가 나를 바라보는 ‘나의 모습’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한다. 그저 나의 일기에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앞으로 한 해의 마지막과 시작을 내가 몇 번이나 맞이할 수 있고, 성실하게 그날의 나를 글로 남길 수 있을지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내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시작하는 그 날에 나를 기록하려고 하는 것은 내 시간을 소중하고, 아낌없이 쓰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에 쫓기듯이 살고 싶지 않고, 목표에 짓눌려 살고 싶지 않은 내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저, 한 발자국 떨어져 나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내 인생의 감사한 시간들을 간직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글들이 하나의 멋진 책으로 묶일 만큼 인생의 남은 시간 또한 짧지 않고, 허접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