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독자는 처음이라

2024년 3월 5일 화요일 선생님의 글밥

by BirdSong

오늘 드디어 국어시간에 책읽어주기를 시작했다.

우리는 세계문학을 읽는데 아무래도 첫 작품은 한국에서 출발해야지.


자, 첫 주자는

한국 아동문학계의 신성으로 (혼자) 떠오른 (자칭) 대작가

송은주 작가의 <토마토마토마토>.



책 앞표지 또는 뒤표지를 열면 나오는 판권면(책 펴낸날, 스태프 이름, 출판사 정보 등이 적힌 면을 판권면이라 한다) 에 펴낸일인 3월 5일. 바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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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아이들과 처음으로 읽는

저자 직독 시간이다(영광이지).



우리 반 아이들은 <토마토마토마토>를 읽는 첫 6학년이 아닐까 한다.


<토마토마토마토>는 중저학년 대상 도서라고 되어있지만 5, 6학년과 진지하게 나눌 이야기가 더 많은 책이다.

그래서 더 읽어주기로 마음 먹었는데,

세상에.

지금까지 많은 독자들을 만나왔지만 이런 독자는 처음이었다.


이유는 이렇다.


첫 책<나는87년생초등교사입니다> -> 교사, 학부모 성인 대상 교육비평서. 북토크 분위기 : 심각하고 진지함

두 번째 책 <엄마가 보고 싶은 날엔 코티분 뚜껑을 열었다> ->성인 대상 감성에세이. 북토크 분위기 : 차분하고 진지함

세 번째 책 <1학년이니까 할 수 있어요!> 예비초등 유치원생과 예비학부모 대상 그림책. 북토크 분위기: 학교 생활이 궁금하고 두려워서 진지함.

<토마토마토마토> 초고를 공모전에 제출했을 당시 읽어준 4학년 우리 반 아이들 : 자기 또래 이야기라 심각하고 진지함.


네 번째 책<토마토마토마토> 를 처음 직접 읽어준 6학년 우리 반 아이들 반응은...?


장면 1. (6교시 선생님이 책 읽는 중)


상황: 이든이의 마스크 벗은 얼굴을 보고 실망한 하늬가 아프다며 책상에 엎드린 상황.

선생님: (이든이 대사)"하늬야 아파? 어디가 아파?"

아이들: "마음이~ㅜㅜ"


거의 합창 수준.


장면 2.


선생님: "괜스레 얼굴이 발그레해지는 것 같아서 하늬는 손으로 뺨을 감쌌다."

빛님: "아니, 아직 나는 해보지도 못한 썸을 3학년이..!"


좋아하는 짝꿍 때문에 하늬가 설레며 옷을 골라입고 학교갈 준비를 하는 장면을 읽어줄 때는 하늬에 빙의하여 연기하는 아이들.


그래도 이야기에 빠져드니 알아서 장난을 그치고 집중하는 모습들이 참 귀여웠다.

창작 배경에 관한 비밀이 있다 하니 온갖 추측이 나온다.

그런데 오! 역시 6학년이라 그런가...추측의 경우들이 상당히 개연성 있고 그럴싸하다.


그 비밀은 이 책을 다 읽어야 말해줄 거다.


2년 전 교실은 아주 넓었는데, 이번 교실은 더 작아서 모여앉아 책읽기를 못할 줄 알았더니,

아이들은 또 좋은 공간을 스스로 찾아냈다.

칠판 앞에 작은 교탁을 옆으로 밀고 알아서 자리를 잡더니

나도 앉으란다.


편안하게 앉아

내 무릎께에 앉은 아이들에게 내가 쓴 동화를 읽어줬다.


반응도 방청객처럼 합창도 하고

어린 동생들의 로맨스에 질투섞인 분개도 하고.


아주 다채로운 독자의 반응이다. 저자 입장에서는 아주 흥미진진한데


아...읽는 내내 정신이 혼미했다.

이런 독자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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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이들 가고 글밥공책 읽는데 써놓은 글들이 너무 웃겨서 또 정신이 혼미해졌다.









**이미지출처:

첫 번째 잔망루피: 미장센 염색약 광고사진 (올리브영 미장셴 상세페이지에서 갈무리)

-선생님이랑 똑같은 머리스타일 루피 찾느라 좀 고생함.


두 번째 잔망루피: 잔망루피 이모티콘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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