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이다. 아직도 이렇게 운영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일본계 기업을 회사명을 밝히면서까지 자랑짓(?)에 동조하고 싶지도 않다. 이름을 지웠다. 어떤 회사인지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래도 이름을 굳이 밝히고 싶지 않다. 다만 아직도 이렇다면, 아니 그때만 그랬다고 하더라도 좋은 케이스이다. 많은, 대부분의 회사가 이렇게 운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계 국내기업의 한 공장인 ‘안산공장’을 이야기한다. 외형적으로도 성장을 많이 했다. (그렇다고 말한다) 보고자 하는 내용이 아니니 생략하기로 하자. 한참 전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고 제목에서 ‘포장마차’가 주는 느낌이 ‘현장경영’을 연상하게 하여 읽지 않았다. 우연한 계기로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제목이 책의 내용을 임팩트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내용이 더 좋은데 제목이 그 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안산공장’에 국한된 이야기이므로 본사가 이와 같다고 말할 수 없다. 이 회사가 좋다거나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그저 책에서 접한 ‘안산공장’에 대한 것을 기술한다. 이런 이야기를 서두에 적는 이유는 책이라는 일방적인 도구에 기술된 내용들이 실제 회사 내부와는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안산공장’을 제외한 다른 곳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잘 모르고 확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좋은 점만 받아들이자. 오해 없기를 바란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종업원에서 구성원으로”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말로는 많은 불량회사가 “종업원 또는 직원을 가족같이 생각한다”는 입에 발린 소리를 많이 한다.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게 좋은 말처럼 들리지만 직원은 가족이 아니다. 결코 가족이 될 수 없다.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모여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구성원’이라는 말이 맘에 든다. 솔직해서 좋다. 회사를 구성하는 주주와 같은 구성원을 지칭한다. 즉 “구성원을 회사의 고객으로서 가치를 제공하는 동반자 혹은 파트너로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회사이거나, 그렇게 좋은 말을 하지 않은 일반적으로 회사 대부분이 권한 위임은 하하지 못한다. 특히 예산에 관련된 부분이 그렇다. 팀장은 얼마까지, 이사는 얼마... 이런 식으로 규정한다. “권한위임이 안 되는 이유는 예산을 ‘돈’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안산공장’은 돈의 액수가 아닌 (생산공장의 특수성 때문인지 모르지만) 수량적으로 접근해 권한을 대폭 아래로 내려주었다. 예를 들어 10억을 들었다. 10억은 크지만 10만 원짜리 1만 대이면 10억이 된다. 10억이라 생각하지 말고 1만대라고 생각하고 권한을 위임한다. 어차피 임원이나 대표이사까지 결재를 맡아도 책임지는 선은 아랫선이다.
예산과 권한위임에 관한 에피소드 한 가지. 만일 구성원에게 1달에 배정된 장갑이 10켤레라면 그 배정된 장갑은 받는 사람의 몫이고 당연히 관리의 책임도 그 사람에게 있다. 아끼려 관리하지 말라. 이미 배정된 비용이고 그것을 절약한다고 다음 달 배정된 비용, 장갑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배정된 장갑으로 책정된 예산은 모두 사업계획에 반영했다. 물론 조금 더 아끼면 좋겠지만 예산 책정 시 다 소비할 것을 예상하고 사업계획을 세운다. 아끼려면 관리하는 비용이 더 든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소모품을 줄인다. 복리후생비, 수당, 인건비, 이면지 사용 등... (개인적으로 이면지 사용은 좋다. 그것이 비용절감이라는 미명이 아니라면) 직원에게 아껴 쓰기를 강조한다. 그보다는 큰돈이 나가는 관리비용, 불필요한 회사의 지출이나 임원의 비용을 줄이는 것이 경제적이며 직원 사기를 위해 낫다. 좁쌀 열 바퀴 굴러봐야 호박 한 바퀴 구르는 것보다 못하다.
항상 문제가 생기면 직원에게 책임을 묻는다. 하지만 “구성원은 ‘물’이다. 어디에 담느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 바가지에 있는 물이 세면 물을 탓해야 하나, 바가지를 탓해야 할까. 구성원을 탓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을 담는 물의 용기, 즉 회사 시스템 문제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는 “바쁘고 안 바쁘고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무엇을 위해 바쁘냐’는 것”이라 말했다. 책에서 “현장 구성원들이 일을 열심히 하는지 안 하는지 감시하고 집적거리고 지적하는 것이 관리가 아니다. 아랫사람들을 감독하고 통제하면서 스스로 일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관리자의 모습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busy 하기만 하고 정작 관리자로서 business는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 리더는 business를 해야지 busyness를 해서는 안 된다. 쓸데없는 busyness로 인해 business를 놓쳐서는 안 된다 “고 말한다.
‘안산공장’의 예를 보여주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꿈꾸는 기업은 다음 5가지 사항을 진지하게 고민하라 말한다.
첫째, 업의 본질을 고객가치 중심으로 리모델링하라.
둘째, 경영 기준은 성과목표와 전략 중심으로 선택하고 집중하라.
셋째, 경영 형태를 최고경영층과 상사 중심의 통제와 관리에서 현장과 고객접점, 실무자 중심의 자율책임경영으로 확산하라.
넷째, 기업을 주주만의 회사가 아닌 상호공동체 모델로 혁신하라.
다섯째, 구성원끼리 경쟁시키지 말고 외부와 경쟁하게 하라.
책날개에 소개된 “일하는 방식 혁명”이다. 마지막 3번째가 가장 맘에 든다.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도할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1. 구성원의 숨겨진 역량 70퍼센트를 발굴하라
2. 자율경영의 아이콘, 셀 방식과 기종장제도
3. 구성원 각자를 스스로 성장하게 하라.
고스톱이 재미있는 이유를 아는가. 그 이유는 자기 주도적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Go와 Stop의 선택을 게임하는 당사자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판의 흐름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주도적 의사결정권이 당사자에게 주어져 있다. 판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이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흥이 나서 게임처럼 몸이 피곤해도 재미있게, 열심히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