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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나이, 처신만 남았다

by 비루장

서글픈 나이, 처신만 남았다


나이가 들면 말이 줄어든다는 말이

무엇인지 예전에는 잘 몰랐습니다.


그저 스스로 말수를 줄이는가 보다,

그렇게 생각했지요.


나이 들어 말이 줄어든다는 것은

말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말이 생긴다는 것이더군요.


처신을 배우는 걸까요.

아마 그렇겠지요.


나이가 들면 지혜가 깊어지고

신념이 더 분명해져야 할 텐데

이상하게도 처신만 늘어갑니다.


나이가 들수록 말은 줄고

처신만 늘어가는 모습.


그건 어쩌면 ‘선량함’을 빙자한

비겁한 방관자의 얼굴입니다.


처신만 늘어가나 보다 생각했지만,

지금,

거울에는 낯선 모습이 서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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