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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 마이솔 클래스

by 비상곰

어젯밤, 샤워를 마치고 나와 우연히 엄지발가락을 봤는데, 발톱 위를 덮고 있는 살이 흐물흐물한 게 아닌가!? 이러다 발톱 뿌리까지 보일 것 같았다. 갑자기 왜 이러나 싶어서 아내에게 보여줬더니, 아내는 보자마자 단번에 진단을 내렸다. 차투랑가 단다아사나 때문이란다. 본인도 몇 주 전에 발가락에 상처가 생겼었다고 했다. (아내도 아쉬탕가를 함께 수련 중)


차투랑가 단다아사나에서 몸통을 내린 다음, 업독을 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등이 매트에 쓸리면서 가벼운 자극이 쌓이고 쌓인 결과인 듯했다. 그동안은 걸음을 걷듯 한 스텝 한 스텝 발 위치를 바꿨는데, 최근에는 베테랑들처럼 해보려다가 그만 탈이 나고 만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요가원에 도착하자마자 선생님에게 상담. 선생님의 답은 간단했다. 발가락이 나을 때까지는 발을 돌리지 말고, 그대로 업독과 다운독을 하라는 것.


그리고 점프백 할 때 매트에 발가락이 떨어지는 가벼운 충격이 반복되면 혹시 부상으로 이어질까 봐 걱정된다고 했더니 선생님은 지금처럼 해도 괜찮아 보이니 계속해도 될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다만 베테랑들처럼 천천히 바닥에 떨어질 수 있도록 동작을 할 때 머릿속으로 의식하며 해보라는 조언을 주었다.


그래서 오늘은 천천히 떨어지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점프백을 연습했다. 전신의 힘을 모아 두 다리를 천천히 내려놓겠다는 마음으로.

물론 결과는 여전했다. 쿵, 하고 떨어졌다. �


처음 요가를 시작했을 때는 머리서기가 로망이었는데, 지금은 점프백과 점프쓰루가 로망이다. 요가 선배들이 하는 걸 보면 마치 마법을 부리는 것 같다. 유명한 요가 강사인 ‘키노’도 책에서 자신이 5년이나 걸렸다고 했었다. 인내심과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어느 날 문득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어제 잠을 설친 것 때문인지 후반으로 갈수록 에너지가 돌지 않고 더 피곤해졌다.


허리가 아직 회복되지 않아서 컴업은 하지 않고 드롭백만 연습.

목이 아파서 머리서기는 두 발을 동시에 올리지 않고 한 발씩 올리는 걸 연습 중인데, 그래도 목이 아파 오래 버티지 못했다.


머리, 허리, 발가락.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아픈 데가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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