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산프로 May 01. 2019

실패..학습..무기력..피드백

 결론적으로 이번에도 내 이직 프로젝트는 실패했다. 1차 실무진 면접을 합격하고 2차 임원면접에서 떨어졌다. 한 시간 정도 임원과 1:1로 대화하는 면접이었는데....면접을 보고 나오면서 이거는 잘 모르겠다 생각이 들었다. 대충 면접이라는게 붙을 것 같다 하면 대부분 붙고 잘 모르겠다 하면...한..40%확률로 붙는 것 같았는데 이번 면접은 잘 모르겠더라.


 난 내가 지나치게 스포츠에 편중되어있지 않은 사람이라는걸 애를 쓰고 강조하려고 했는데 그 사람이 했던 말이 있다. "00님이 가진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더 궁금합니다."라고 물어봐서 나름대로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내가 했던 이야기가 "제가 가진 분야에 대해서는 사실 별로 궁금하지 않으실 것 같아서 될 수 있으면 얘기를 안하려고 했습니다."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이 강하면 결국 새로운 곳에 와도 그 전문적인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한테는 나름대로 선택과 집중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스포츠에 대한 장기를 버리고 철저하게 마케팅에 집중했던 면접이었는데...이게 실무진 면접은 통과했을지 모르나 이 분야에 엄청난 내공을 가진 임원에게는 통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이직 도전을 준비하며 내 반차 두 번과 주차비 2.5만 원이 날라갔다. 사실...뭐 그렇게 아까운 돈은 아니지만...이거를 바라보며 준비했던 이런저런 일들이 생각났다. 이번 면접은 지금까지 봤던 면접과는 차원이 달랐다. 난 더이상 신입도 아니었고... 나름 7년의 경력을 가진 직장인으로서 철저하게 평가받는 자리였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결과는 이렇게 나왔다.


 내 업을 대하는 태도... 시장에서 나를 바라보는 평가... 그리고 나라는 상품에 대한 매력이 딱 이정도구나..를 느꼈다. 그렇게 비관적으로 생각하는건 아니지만....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은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 소식을 접하고 지금 재직 중인 회사에서 회의를 하는데...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았다. 우리 팀 사람들을 보면서..이 사람들은 어떤 목적과 생각을 가지고 이 일을 하고 있고 여기에 앉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지금 있는 이곳에서 가치를 찾고 새로운 목표를 찾을 수 있을까? 지금 있는 이 회사가...나쁜 회사는 절대 아닌데....진짜 괜찮은 회사인걸 알고 있고.. 개똥 같던 워라벨도 정말 많이 괜찮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난 뭐가 부족해서 이러고 있는 걸까?


 내가 면접을 봤던 면접관에게 이번 면접에 대한 피드백을 듣고 싶은 생각에 구글링을 해서 이메일을 찾고자 했는데..엉뚱하게 페이스북만 찾았다. 페메는 실례같은데...하...내가 자문을 구하면 답은 해줄까? 이런 메일이나 연락을 받으면 어이없진 않을까? 만약에 피드백을 받는다면...그 사람이 보기에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작가의 이전글 일하러 온 곳에서 면접볼 회사가 보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