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열등감 관리 방법

Feat : 누구나 혼자 서는 순간이 온다

by 비산프로

지난주 화요일 평소 커리어 관련 많은 영감을 받고 있는 김나이 님의 북콘서트(https://brunch.co.kr/magazine/soloceo)에 다녀왔다. 무슨 운인지... 당첨이 돼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지고 북콘서트에 갔다.


북콘서트에서는 평소 김나이 님이 출현하셨던 영상에서 많이 해주셨던 얘기들이 있어서 엄청 새로움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김나이 님을 실제로 뵙게 됐다는 것이다. 조금 일찍 도착했더니 말도 걸어주시고 너무 신기했다. 개인적인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여쭙고 싶기는 했지만, 1:1 세션을 위한 자리도 아니고 전체적인 흐름에 내가 조금이나마 방해를 할 것 같은 걱정에 여쭙지 않았다. 사실 고민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정의해 내기 어려웠다. 이게 더 큰 이유 같다. 대충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알겠지만, 이것을 짧고 명확한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북콘서트를 다녀오고 약 1주일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내 고민이 무엇인지 확실히 정의할 수 있었다.


내가 원했던 종류의 직장에 입사했었지만, 그들은 나를 다시 토해냈다. 그런데 내가 인정받고 활약할 수 있는 직장은 솔직히 내가 원하는 종류의 회사와는 거리가 멀다. 여기서 오는 괴리감과 열등감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이것이 내 고민이었다. 원했던 종류의 직장은 돈 많이 주고 업계에서 알아주는 탑티어 회사였다. 그런데 그 조직에서 내가 하는 일은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13년 차 직장인이 리더가 아닌 상황에서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일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그 조직에서 그간의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었지만 그들은 나에게 그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왜냐면 나보다 더 적합하고 뛰어난 성과를 가진 사람들을 뽑았기 때문에 굳이 내가 그 일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인정받고 활약했던 회사들을 보면 어딘가 하나씩 부족하다. 엉망진창 워라벨, 성장 욕구가 거의 없는 구성원, 업계 명성 대비 말도 안 되게 허접한 기술 경쟁력 등과 같이 뭐 하나씩 나사가 빠진 기분이다. 그런 곳에서 일할 때 보면 내가 업계 탑티어 기업에서 근무했던 경험 자체가 경쟁력이 되고, 그들은 하고 있는데 우리가 안 하고 있는 것들을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하나씩 해나갈 때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다. 그리고 그에 적합한 리더 포지션과 함께 권한도 함께 주셨다. 그러나 당시 30대 중후반이었던 나에게 그런 것들은 큰 장점이 아니었다. 오히려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업계의 최신 트렌드에 뒤쳐져서 영원히 이런 곳에만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싫었고, 나를 삼켰다 다시 뱉어낸 종류의 회사에 다시 입사하고 또 퇴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이전 포스팅에서 공유했던 것과 같이 현재의 나는 글로벌 기업의 갑작스러운 권고사직으로 인해 무직인 상태이다. 그러나 예전에 다녔던 회사로 재입사하는 것이 어느 정도 정해진 상태이고, 해당 포지션 외 나머지 회사의 면접도 진행되고 있다. 지금 말한 두 개의 회사 모두 입사가 확정되면 현실적으로 나는 이전 회사로 돌아가는 선택을 해야 한다. 인간 관계적인 이유도 있고 40대 초반이라는 내 나이를 생각했을 때 "커리어 지속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시 내 고민으로 돌아와서 내 열등감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내가 지난주 있었던 김나이 님의 북콘서트에 참석하며 나름 찾아낸 답은 이것이었다.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찾고, 그것에 부합하는 선택을 하면 된다.


만약 내가 "죽어도 먹어주는 회사에서 최고의 동료들과 경쟁하며 성장해야겠다"라고 생각하면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요즘 내가 생각하는 진짜 원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최대한 오래 직장 생활하면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자산 축적을 잘하자!


사실 오락가락한다. 그러나 두 개 중에 꼭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후자를 선택하고 싶다. 퇴사 이후 예전 직장 동료들 또는 다른 사람들은 만나며 생각한 것이 결국 오래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뛰어난 사람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직장인의 진정한 경쟁력은 "어디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도 맞겠지만, 이건 너무 이상적인 얘기 같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가장 현실적인 경쟁력은 "내가 소속된 집단에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로 인정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가?"이다.


결국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다 보니, 특수한 기술직이 아닌 이상 결국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좋든 싫든 리더가 되어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예전 직장 내 동료들을 보면 지금 크고 작은 조직의 리더 역할을 하면서 아직도 문제없이 직장 생활을 잘하고 있다. 솔직히 내가 볼 때 그들의 지금 모습이 예전에 내가 생각했던 "먹어주는 회사에서 뛰어난 동료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업계를 리딩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회사에서 잘려서 놀고 있는 나보다 훨씬 위대하고 멋진 일을 하고 있다.


내가 인정받고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곳이 최고의 직장이다. 내가 원하지만 나를 가치 있게 보지 않는다면 그곳은 좋은 직장이 아니다. 아무리 유명해도,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말이다. 물론 나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아도 해고하지 않고 계속 다닐 수 있게 해 주면 다니면 된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 그런 회사는 없는 것 같다.


열등감을 관리하는 방법은 내가 정한 기준을 온전히 지키고 따르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나 스스로를 지옥에 빠뜨리지 않아야 한다. 입사만 확정되면 링크드인부터 지울 것이다. 인격적으로 뛰어난 사람이라면 이렇게 억지스러운 방법을 안 써도 되지만, 나는 부족하다. 그래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인스타그램을 삭제하면서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던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