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갈등은 내가 만들었다. 법정 잠언집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는 요즘 내적 갈등을 겪고 있는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에 꽂혔다. 눈으로 읽고, 손으로 읽고, 마음으로 읽으며 필사를 해야겠다.
“물질은 그 소유자에게 만족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구속과 부자유를 주게 된다.… 소유욕을 채우기 위해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소유하려고 한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뜨끔했다. 8월은 그동안 소홀했던 남편에게 집중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 사람만 바라보니 엉뚱한 상상력이 존재하지 않는 소설을 써 내려갔다.
며칠 전 들은 기사가 떠올랐다. 여자 친구 머리를 밀고 5일간 감금, 폭행한 20대 남성의 끔찍한 만행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남자는 여자가 바람을 피운다는 의심 때문에 이 같은 범죄를 벌였다고 했다. 이 남자는 여자 친구를 사랑했을까.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결코 물건처럼 내가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이 사건은 구속과 부자유의 처참함을 보여주었고 인간에 대한 존엄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소중한 만큼 남도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첫 번째 글 <행복의 비결>부터 따끔한 일침을 맞았다. “어딘가에 집착하면 그게 전부인 양 웅덩이에 갇히고 만다, 고여 있는 물처럼 썩기 마련이다.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사람이 타락하기 쉽고, 맑은 가난은 우리에게 마음의 평안을 주고 올바른 정신을 지니게 한다.” 물질뿐 아니라 마음도 마찬가지다. 풍요 속 더 가지려 욕심을 부리다 보면 피폐한 정신세계로 빠지고 만다. 법정 스님은 이 책에서 맑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맑다는 건 밝고, 긍정적이고, 소중한 기운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나도 맑은 사람이 되고 싶다.
맑은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좋은 책을 읽고 맑은 글귀가 몸에 밸 수 있도록 필사를 해야겠다. 그리고 작은 일에 감사하고 부정적인 마음이 정화될 수 있게 침묵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내 마음이 맑아야 세상도 맑게 보이지 않을까. 법정 스님은 그 누구도 내 삶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고, 내가 내 삶을 만들어 갈 뿐이라고 했다. 가족뿐 아니라 모든 이들과 거리를 두고 녹슬지 않을 자기 관리로 내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독서살롱의 문우들은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곱씹어주었다. 늘 열심히 책을 읽고 감상문을 발표하는 김선생님은 무학에 대해 이야기했다. 소화데레사 이야기를 통해 작은 꽃의 참 의미를 알려준 최선생님은 8월 한 달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창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교 신비주의 하시디즘에 나오는 우화 중 천국의 문 앞에 있는 ‘슬픔의 나무’가 인상적이었다고 한 정선생님. 슬픔의 나무를 한 바퀴 돌고 다른 사람들의 슬픈 이야기를 읽으며 그래도 내 슬픔을 다시 선택한다는 이야기에서 지금에 감사하게 되었다고 했다. 현재 홀로서기를 준비하며 행복하게 남은 생을 살고 싶다는 신선생님. 새로운 경험들로 얻는 깨달음을 통해 희망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말이 감동적이었다. 눈치가 빠른 것이 단점이 되어 오해를 일으키고 선급한 행동을 자제하기 위해 남의 말을 경청하고 기다리려 하고 있다는 김선생님의 진심이 전해졌다.
이렇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지들을 만나 행복했다. <4050 중장년 독서살롱>은 조용히 나에게 다가가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럴 수 있다고, 다시 시작하라고 용기를 주었고 내 주변에 있는 이웃들에게 감사하게 되었다. 난 절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힘들 때 나를 잡아주는 건 가족이고 이웃이었다. 행복을 위해 무엇보다 건강해야 한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꿈을 찾아 떠나는 용감한 4050 세대들을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