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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 미래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이상민


마치 알 수 있는 것처럼


 미래에 일어날 일을 지금 당장 알 수 있다면, 적어도 그렇지 않은 미래보다 밝지 않을까? 영화에서 선택받은 자들이 보여주던 기적같은 능력이 근미래에 가능해진다면 어떨까? 여러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대해 공부해봤지만, 이번 ‘디지털 트윈’만큼 흥미로웠던 개념은 없었던 것 같다.


디지털 트윈 이미지

디지털 트윈이란?


 디지털 트윈은 물리적 세계와 동일한 ‘디지털 쌍둥이’를 만드는 기술이다. 즉, 현실의 공간, 사물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디지털 세계에 동일한 복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데이터를 통해 형상뿐만 아니라 현실의 움직임, 성질, 상태 또한 동일하게 표현한다. 5G 기술, 인공지능, 머신 러닝 등 디지털 기술의 총집합체로 IoT, 3Dr기술, 정밀 센서가 발전함에 따라 가능해진 것이다. 이 디지털 트윈에 가치는 다양한 문제를 현실이 아닌 가상세계에서 시험하고 검증하는 것에서 빛을 발한다. 


 우선 이 개념이 등장한 배경부터 살펴보자. 어느 분야의 시스템이든, 결과를 보고 이전 과정을 검토하는 것이 주가 된다. 실시간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인지, 어떻게 영향을 주는 지 파악하기는 힘들다. 예를 들어 신도시를 지어놨는데, 몇 명이 살아야 적당한지, 건물들이 얼마나 올라가야 균형이 맞춰지는지, 주변 도시 및 상권이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는 ‘까봐야’ 안다. 즉 현실 세계에는 사후 대처 성격이 강하지만, 가상 세계에서는 다양한 문제를 언제든 검증할 수 있다. 현실과 다르게 리셋, 즉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영향 요소별로 독립시켜 검증하고 다양한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프로세스

 물론 도시를 가상 세계로 옮기는 것은 상상이 안가지만, 하나의 공장으로 살펴본다면 얘기가 다를 수 있다. 공장 내부의 장비, 설비 라인 등 완전히 동일한 환경을 소프트웨어로 복제하여 3D로 시각화 한다. 수많은 IoT 센서를 부착하여 실시간으로 쌓인 데이터로 현재 상태, 생산성, 동작 시나리오 등 정보를 얻는다. 현실 세계의 각종 데이터를 모델링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상의 미래 상태까지 추적, 감시 및 진단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으로 돌발 사고 최소화, 미리 유지 보수하여 비용 절감, 운영 및 개발비 절감, 관리 효율성 증진 등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즉 실시간으로 미래까지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공장의 모든 것을 다 구현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비용, 시간, 인력이 수반되기에 그 구현 범위를 활용 목적, 보유 데이터, 시나리오를 두고 정한다. 


참고로 딜로이트(2018)에 의하면 디지털 트윈 사업의 가치는 크게 6가지로 구성된다.  

1. 품질 : 품질 향상 및 결함 예측, 발견

2. 품질보증 비용 및 사후 서비스 : 보증 및 불만 관련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여, 전반적인 보증 비용을 사전에 절감

3. 운영비용 : 제품 설계 및 변경 실행의 용이성, 장비성능 개선, 운영 및 공정의 변동성 축소

4. 기록 보존 및 직렬화 

5. 신제품 도입 비용 및 리드타임 : 신제품 시장 출시 기간 단축, 제조 비용 감소, 리드타임 파악 

6. 매출 성장 기회



물류에서 디지털 트윈의 미래


 디지털 트윈은 제조업 분야에서 도시 설계, 건강 및 의료, 에너지 분야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IoT, 빅데이터, AI, 클라우드와 같은 기술이 복합적으로 들어가야하기에 난이도와 초기 구축 비용이 높아 아직 활용도가 낮다. 제조업에 국한되어 있어 물류 업계에는 도입 단계로, 특정 활용 기업을 뽑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신 방대한 물류 분야에서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 지 파악해보았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물류 전반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한다. 그 중 대표적인 4가지를 알아보자.


1) 패키징 분야 : 기존 패키징 분야의 고질적인 문제는 제품의 크기 다양성으로 인한 포장의 다양성 및 자원 낭비였다. 디지털 트윈 기술로 제품과 포장 데이터를 결합하여 적합한 포장 선택이 가능해지고, 온도 진동 충격 하중 등 다양한 환경적 조건을 변수로 반영하여 효과적인 포장을 설계할 수 있다.

 

2) 선적 분야 : 패키징 이후, 대부분 선적 과정은 운송 차량 내 선적 공간과 선적량에 정확한 수치 보다는 경험에 의지했다. 디지털 트윈의 시뮬레이션으로 제품의 부피와 특성을 고려해 최적 적재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3) 창고 및 물류 센터 분야 : 센터내 IoT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로 공간, 인력, 자재, 기기 배치의 최적화를 이룰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수량, 위치 등 재고 및 운영 데이터 모두 연계되어야한다. 또한 장비들의 상태를 예측하여 고장과 특수 상황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류량을 예측하여 이에 맞는 인력 수준, 장비 할당을 지속적으로 조정할 수 있고, 창고 레이아웃 변경, 새로운 프로세스 도입 전에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진다.


4) 물류 인프라 분야 : 항만, 공항 등 물류 허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류 허브를 3D로 구현하여 각종 장비와 차량 위치,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하여 모니터링한다. 


(출처:NewsVision) 두바이 항만 디지털 트윈

 두바이 제브랄리 터미널 3엔 적용된 디지털 트윈 기술은 CCTV 기반 실시간 현장 상황 모니터링 및 실시간 위치 기반 데이터와 IoT 작업 상황정보를 연계 활용하는 기술이 적용되었다. 또한 컨테이너 이동경로 최적화 분석 등에도 이 기술을 접목하여 자동화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하였다. 이를 통해 생산성이 65%향상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영화같은 미래?


 디지털 트윈을 접하면서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그 내용은 근미래에 벌어질 범행을 미리 예지함으로써 범죄자를 사전에 처리하는 것이다. 기술자 혹은 AI가 다음에 벌어질 일을 분석해주면, 사전에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과 상당히 결이 같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명언이 있다. 개인의 성장에 있어서는 훌륭한 조언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으로 확장해본다면 의미가 달라질 것 같다. 결과물을 만들고 피드백을 받아 보완하는 긴 호흡을 소비자 혹은 경쟁자들이 참고 인내할 수 있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언제든 리셋할 수 있고 빠른 시간안에 실패할 수 있는 디지털 세계에서 충분히 수련을 하고, 그 능력을 현실로 펼쳐야 할 것이다.


 디지털 트윈의 최고의 가치는 바로 이런 점에 있는 것 같다. 예측 불가능성을 예측 가능성의 범위로 끌어드림으로써 알 수 없는 미래를 마치 알고있는 것처럼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 노어노문 이상민

peter9509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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