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을 작성하는 일,
참 어렵다.
이 한 문장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아이의 새 학기 첫 주 금요일 알림장이 울렸다.
첫 숙제를 내주셨다.
독서록 또는 자유 글쓰기(주제: 5학년 첫 주) 선택.
미리 쓰라고 재촉했지만
아이는 미루고 미뤘다.
미룰수록 하기 싫다고 말해주는
엄마의 속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없나 보다.
결국 일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책상 앞에 앉았다.
"엄마, 어떻게 써야 하지?"
"첫 문장을 못쓰겠어."
"엄마."
"엄마?"
허공을 바라보며 나만 애타게 부르는 딸.
"원래 시작이 어려워. 엄마도 그래. 일단 써봐. 나중에 다시 고쳐도 되잖아."
말은 이렇게 쉽게 했지만 나는 안다.
첫 문장을 작성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나 또한 쓰고 지우고 여러 번 반복하니까.
하지만
어떻게든 시작하다 보면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몇 개의 예시를 주면서
일단 써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노트 첫 3줄이 새까맣게 변할 정도로
쓰고 지우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래도 한 편의 글을 완성했다.
물론 선생님께서 제시한 분량을 채우기 위해
똑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적은 흔적이 보이긴 했지만......
10줄 이상의 글을 써내기 위해
온몸을 베베 꼬던 아이를 보며
겉으로는 격려했지만
속으로는 못마땅하기도 했다.
그냥 쓰면 될 것 같은데
이까짓 일로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보니 답답했다.
그런데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나도 그랬으니까.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그러니까.
첫 발걸음을 뗀다는 것.
어렵다.
그래도 시도했다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하다.
첫 발을 떼고 넘어지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