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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라는 이름의 바운더리

나는 좋은 사람이면서 어려운 사람이 된다.

by 빛날애

나는 배려를 하면서도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선이 지나치게 되다 보니, 오히려 상대방은 나와의 거리감을 느끼고, 나를 어려워하게 되었다. 너무 예의를 지키다 보니, 나는 마치 '너무 먼 곳에 있는 사람'처럼 여겨졌고, 내가 그들에게 배려를 한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결과적으로 나와의 벽을 더 높게 쌓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가끔, 내가 누군가를 배려하려 할 때, 그 배려가 오히려 상대방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내가 진심으로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마음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나의 배려가 때때로 벽을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배려는 왜 때때로 나를 멀어지게 만들고, 때로는 나를 너무 쉽게 보이게 만들까? 나는 항상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그 배려가 언제나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된다.

내가 타인을 배려할 때, 그 의도는 언제나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여주는 배려가 때로는 상대방에게 벽처럼 느껴지고, 오히려 멀어지게 만든다는 사실과 배려가 과하면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는 나만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최근, 한 지인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너무 배려해 줘서 오히려 다가가기 힘들어. 가끔은 너한테 높은 벽이 있는 것처럼 어렵게 느껴져." 그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내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 사이에 거리감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미안하면서도 마음이 복잡했다.

인간관계에서 너무 명확한 바운더리가 있으면 사람들이 나를 어렵게 느끼거나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반대로, 바운더리가 너무 없거나 희미하면 나 자신이 쉽게 보이게 될지도 모른다. 그 사이 어딘가에 내게 맞는 경계선이 있을 텐데, 그 경계를 찾기까지 나는 혼란스러워졌다.


심리학에서는 개인의 경계를 존중할 때 관계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은 나와 정말 잘 맞는 말인 것 같았다. 나는 내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면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나만의 공간에서 사색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독립적인 사람이라서, 이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모닥불 인간관계 :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나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 좋다. 나와 결이 맞는 사람과는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고, 결이 다른 사람과는 적당한 거리에서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솔직하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그 적당한 거리가 내가 바라는 인간관계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려를 하면 할수록 누군가는 나를 쉽게 보게 되고,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다가가기 어려워한다는 사실은 여전히 나에게 깊은 숙제처럼 느껴진다.


배려는 결국 나 자신과 상대방 모두를 존중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 존중은 서로의 바운더리를 이해하고 지킬 때만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나는 이제 배려와 바운더리의 경계를 맞추는 방법을 찾아가려 한다.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진심으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싶다. 그 과정에서 내가 지키고 싶은 나만의 경계를 잃지 않도록.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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