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일기] 감사 일기의 힘

by 빗소리

나는 1년 8개월 동안 감사 일기를 쓰고 있는 중이다. 감사 일기를 생각하면 내게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매일의 힘'. 작지만 매일매일 차곡차곡 쌓이는 힘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 감사 일기를 통해 느낀 시간이었다. 감사 일기는 육아로 인해 침체될 수 있는 내 영혼에게 신앙의 바른 길을 선사해주었고, 매일의 하루 속에 숨겨진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게 해 주었다. 하나님께서 내 삶과 함께 하신다는 확신을 얻으니 내 마음도 점점 긍정적으로 변하였다.


시작은 사모하는 마음이었다. 사실 감사 일기 쓰는 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5년 전 정도에 친구와 네이버 밴드를 통해 1:1로 감사 일기를 올리는 일을 했었고, 그때의 기억이 좋게 남아있었다. 어느 순간 흐지부지 되어 유지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러다 1년 8개월 전 그때 당시 막 친해지고 있던 신앙의 친구 2명과 감사 일기를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의 갑작스러운 제안에도 친구들은 기쁘게 받아주었다. 그렇게 작지만 큰 걸음이 된 나의 첫 번째 감사 일기 모임이 시작되었다.


사실 말이 거창해서 감사 일기이고, 실제로는 하루에 감사할 거리 3가지를 찾는 것이었다. 한 문장으로 써도 괜찮았다.


1. 아이가 저녁밥을 맛있게 먹어 주어 감사합니다.

2. 남편이 제가 말하지 않았는데도 먼저 분리수거를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3. 보고 싶던 친구가 연락을 주어 감사합니다.


내 하루를 돌아보고, 감사할 거리를 찾아 썼다. 처음에는 나에게 일어났던 기분 좋은 일만 썼지만, 갈수록 소재가 떨어져 갔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헤맬 때 나쁜 것에서도 배울 점과 좋은 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남편과 싸웠을 때, 아이를 혼내서 속상했을 때, 갑자기 집에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도 나는 그 안에서 감사를 찾았다. 그렇게 내 마음을 하나님께 털어놓고 감사를 발견하다 보면 좋지 않았던 마음이 회복됨도 느낄 수 있었다.


친구들과 카톡 알림을 서로 꺼두기로 하고, 각자 하루의 끝 시간에 감사 일기를 카톡에 올려놓곤 했다. 감사 일기에 대한 이해가 없을 때는 그저 내가 감사 일기를 매일 작성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모임을 이어가다 보니 내가 일기를 작성하는 것보다 다른 이의 삶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보는 것이 얼마나 은혜로운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친구들의 삶을 주관하시고, 그 삶 속에서 자신의 뜻을 행하시는 하나님을 보며 나는 전율을 느낄 때도 있었고, 기도 제목을 발견하고 친구를 위해 기도하기도 했다.


즐겁게 감사 일기 모임을 이어 가는데, 하나님께서 자꾸만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이게 하셨다. 함께 감사 일기를 쓰며 신앙이 성장하다 보면 분명 하나님의 좋은 일꾼이 될만한 친구들이 눈에 보였다. 때로는 믿음의 동역자를 위해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던 친구를 만나게도 해주셨다. 새로운 감사 일기 모임이 생겨 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될 때마다 나는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다. 대부분 그 모임을 위해서 일찍부터 간절함과 갈급함으로 기도하고 있던 친구들이었고,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위해 나를 그들에게 보내셨다.


마지막에 생긴 모임은 놀랍게도 나와 친한 친구들과의 모임이었다. 처음에 하나님께서 너의 친한 친구들과 감사 일기 모임을 만들라는 마음을 주실 때는 나와 가까이 있는 이들에게 속에 있는 마음을 매일 고백하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져서 부담스러웠다. 이미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친구들이었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일어나는 나와 우리 가족의 개인사를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나는 아무리 친하더라도 우리 집의 모든 것에 대해 친구들에게 이야기한 적은 없었다.


원래는 감사 일기 모임을 만들 때 내 자의로 만들지 않고, 7~10일 정도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응답을 주실 때만 만들었다. 이번 감사 일기 모임은 마음이 부담스러워서 기도조차 하지 못하고, 하나님 죄송하지만 못하겠다고 말씀드리며 넘어갔다. 그러다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자연스레 내가 감사 일기를 쓰고 있는 주제로 이야기가 넘어갔다. 친구가 감사 일기에 대해 사모하는 마음을 가지고 내게 이것저것 물어볼 때 그 눈빛과 마주쳤다. 그 눈빛을 본 순간 나는 감사 일기 모임을 만드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께서 이 모임을 간절히 원하시고 계시단 느낌이었다. 망설일 것 없이 곧바로 친구에게 우리 같이 해보겠냐는 제안을 했고, 친구가 흔쾌히 받아들였다. 함께 친한 다른 친구도 하고 싶었다며 대답하였고, 그렇게 가장 가까운 친구들과의 모임이 시작되었다.


모임을 진행하게 되면서 나는 하나님께서 이 공동체를 정말 사랑하고 계시다는 걸 깨달았다. 친구들이 올리는 감사 일기를 읽을 때마다 이 친구들은 이미 오랫동안 준비되어 있었고, 하나님께서 친구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이 모임을 만드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신앙 안에 바로 세워지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도전을 받고 힘을 얻었다.


감사 일기 모임은 단순한 개인적 모임이 아니다. 이 모임을 통해 한 사람의 신앙이 바로 세워지면 그 사람이 속한 공동체가 바로 세워지고, 그 공동체가 속한 교회가 바로 세워지는 나비 효과를 가진 모임인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 주님의 움직이는 교회인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내 개인의 신앙을 위해서 했던 일들이 지금은 점점 여러 개의 모임으로 커지고 발전해가며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그 안에 일어나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 어린 아기를 키우느라 집 밖을 자유로이 나가는 것이 힘든데, 카톡 덕분에 온라인으로라도 주님의 사역을 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최근에서야 나는 감사 일기가 나의 사역임을 깨달았다. 사명감을 가지고 이 모임을 섬기고 헌신할 때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놀라운 일을 계획하실 것임을 믿는다. 초대교회 공동체가 가졌던 순수한 믿음의 결실을 생각한다. 나의 헌신으로 세워지는 여러 공동체가 마침내 아름다운 결실들을 맺어가길 소망하며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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