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일기] 어떻게든 기도하기

by 빗소리

새벽에 기도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되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이렇게 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를 찬찬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참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있었던 시간이었다.


나는 원래 게으른 사람이다. 직장에 다녀오면 손가락 하나 까딱 하기 싫어서 소파에 누워 있곤 했다. 해야 할 집안일을 미루고, 하염없이 누워 있다가 잘 시간이 되면 황급히 해야 할 일을 했다. 그러다 보면 늘 12시를 넘기고는 했다. 아기를 낳은 뒤에도 이 게으름은 계속되었다. 오히려 게으른 이유가 더 분명해졌다. 아이를 하루 종일 돌보다 보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또 집안일을 미루기 시작했다. 그러다 매번 잠들기 전 허둥지둥하며 후회했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했다. 게으른 나의 모습을 철저히 반성하고, 아기가 잠들고 난 뒤에는 무조건 설거지와 집안 정리를 먼저 하기로 정했다. 다행히 게으른 마음만 있는 게 아니라 마음을 정하면 곧바로 실천에 옮기는 의지도 있었다. 그렇게 몇 달간 설거지와 집안일을 가장 먼저 하고, 그다음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생활 패턴이 이어졌다.


나름대로 만족하며 생활 패턴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시간을 정하고 기도 생활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집안일을 모두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한 뒤에 자기 전에 기도를 했다. 그런데 자꾸만 너무 졸려서 기도 시간을 지킬 수가 없었다. 기도를 할 때쯤이면 내 에너지가 이미 방전된 상태이기도 했다. 또다시 변화가 필요했다.


기도를 가장 먼저 해야만 기도 생활을 제대로 지켜낼 수 있다는 생각에 해야 할 집안일과 하고 싶은 일들을 모두 뒤로 하고 기도 먼저 했다. 만약 기도 하느라 다음 일들을 못한다면, 하나님께서 다음 날에 빠르게 할 시간과 의지를 주실 것이라 믿었다. 그런 믿음으로 기도하니 기도도 더 잘되었고, 이상하게도 집안일을 빠르게 잘 끝내고 싶다는 의지도 생겼다. 글쓰기도 예전보다 더 잘되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하나님은 이에 만족하지 않으셨다. 신앙도서를 통해 내게 정시 기도 시간을 새벽으로 옮겨야 한다는 마음을 자꾸만 심어주셨다. 이왕이면 하루의 시작 시간에 기도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War room 글에 썼던 것처럼 여러 힘든 과정을 통해 나는 기도 시간을 새벽으로 옮겼고, 하루를 기도로 시작하는 은혜를 일주일 동안 맛봤다. 앞으로 이 기도 생활이 흔들릴 때도 많겠지만, 하루를 주님과 대화하며 시작했던 이 시기의 감사와 은혜를 내가 오래도록 간직한다면 조금 흔들리더라도 다시 돌아올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기도를 잘 못하는 사람이다. 눈을 오랫동안 감고 답답하게 있어야 하는 일,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 말을 걸어야 하는 일이 왠지 어색하게 느껴져서 기도의 시간들을 자주 피하곤 했다. 기도를 한다 해도 짧게 했기에 지난 삶 동안 기도를 오랜 시간 제대로 해본 적은 없다. 크리스천으로서 참으로 부끄러운 고백이다. 기도의 능력이 없는 크리스천이 무슨 힘이 있겠는가.


기도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서 나는 유기성 목사님의 '한 시간 기도'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딱 적당한 시기에 그 책을 만나게 해 주신 것이 하나님 은혜라는 생각이 든다. 그 책을 읽으며 한 시간씩 기도하는 삶에 대해 꿈꿨다. 하지만 나는 기도의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삶을 살면서 기도의 무릎으로 살았던 경험을 별로 해보지 못했다. 물론 조금씩 기도하긴 했지만, 한 시간씩 기도하면서 지냈던 적은 없다. 소망이 품어졌다.


자꾸만 기도하며 시계를 볼 수도 없기에 타이머를 맞춰 놓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20분씩 타이머를 맞추어 한 달 동안 기도했다. 원래는 한 달 주기로 10분씩 늘려가기로 계획하였는데, 내 안에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생기면서 하루는 30분, 그다음 날은 40분, 그다음 날은 1시간으로 타이머 시간을 늘렸다. 1시간 기도가 성공한 날부터는 그 이후로 계속 1시간씩 기도하기 시작했다. 소망하는 마음이 있다면 하나님께서 도와주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1시간씩 기도할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인데, 하나님께서 그 시간 동안 내가 기도할 수 있는 마음과 말을 예비해주셨다. 1시간씩 기도하고 나면 내 마음에 모든 걱정과 불안을 하나님 앞에 모두 내려놓고 평안을 얻을 수 있었다.


기도를 잘 못하는 사람이기에 기도할 말이 없어서 기도하는 중에 곤란을 겪는 일이 많았다. 김동호 목사님의 추천에 따라 기도문을 작성했다. 내가 스마트폰에서 즐겨 쓰는 어플인 에버노트에 내가 기도해야 할 모든 가족과 모든 친구들, 지인들, 교회와 나라를 위한 기도를 적었다. 처음에는 이 기도문을 읽으며 기도를 했다. 다행히 점점 외워졌다. 외워진 뒤부터는 내 기억에 따라 기도하고, 기도를 끝낸 뒤에 기도문을 읽으며 빠진 기도를 보충했다.


좀 더 기도하는 말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 기도문 책도 샀다. 자녀를 위한 기도문, 남편을 위한 기도문을 사서 한 달 동안 그 기도문에 맞추어 기도했는데, 아이와 남편을 위해서 골고루 기도할 수 있는 다양한 기도 제목을 배울 수 있어 감사했다. 그 이후에 친구의 추천에 의해 부모님을 위한 기도문도 사게 되었다. 가족들을 위해서 이렇게 세밀히 기도를 배우게 하시는 주님께 감사했다. 가족을 위한 기도문을 읽으며 내 자신을 위해서도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기도의 동역자가 간절히 필요하단 생각이 있었는데, 이미 내가 이끌고 있는 감사 모임이 많아서 더 이상 신앙 모임을 만들기에는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기도의 동역자에 대한 소망만 품고, 감사 모임에 충실했는데, 다행히 감사 모임 안에서도 기도의 부흥이 일어나며 자연스럽게 감사 모임 친구들이 기도의 동역자가 되어 주었다. 한 사람으로 인해 그와 연결된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도의 부흥을 일으키시는 하나님이 놀라웠다. 지금은 나의 순서였지만, 내 영혼이 침체될 때는 또 다른 친구가 돌아가며 부흥의 바통을 이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님은 그래서 공동체를 만드신 것이기 때문이다.


돌아보니 나의 기도 생활을 온전히 만드는 데에 정말 많은 하나님의 도움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아침, 새벽에 1시간 기도를 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돌아보며 이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하다. 더 놀라운 건 좀 전에 아기가 깨서 지금 내 옆에 있는데도 엄마가 글 쓰고 놀아줄게라는 소리에 혼자 놀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트북 두드리는 것을 좋아하고, 혼자 노는 것을 싫어하는 우리 아이가 이런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 조차 하나님의 은혜다.


사실 지금도 기도 생활을 방해하려는 사단의 방해 공작은 여전하다. 얼마 전 만든 나의 기도 자리에 내가 친정에 간 사이 남편이 그곳에 대형 게임기를 들였다. 내 기도 자리가 순식간에 없어져버린 것이다. 집에 돌아와 이를 발견하고 내 기도 처소가 없어졌다는 슬픔과 그곳에 선 대형 게임기가 마치 우상 같이 느껴져서 분노가 치밀었다. 하지만 더욱 마음에 다짐을 하였다. 상황이 어떠하든 나는 기도 생활을 이어갈 것이고, 사단의 모든 공작도 물리쳐나갈 것이라고. 오늘 그 대형 게임기 옆에서 1시간을 기도하며 불편했지만, 어떻게든 기도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감사함으로 기도하다 보면 하나님께서 내게 또 다른 기도 처소를 마련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힘든 시간이었고, 여전히 힘든 싸움들이 내 앞에 이어져있지만, 옳은 것을 향한 소망이 내 안에 간절히 있다면, 하나님은 강한 팔로 내 마음의 일들을 실현시키도록 도와주신다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 기도의 생활을 이어가며 기도를 통해 펼치실 하나님의 놀라운 일들을 기대하며 살아가야겠다. 하나님, 오늘도 제 안의 많은 악함을 이겨내고, 사랑을 베풀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