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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슬 Oct 19. 2020

어쩌다 교정 - 교정 결심

1. 교정을 결심하기까지


올 초, 혹은 나의 인생에 전혀 계획이 없었던 교정을 갑자기 시작하게 되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혹시 급하게 나같은 선택을 할 때 도움이 될까 싶어 상세하게 적어보는 교정일기.


 우선 내가 고질적으로 갖고 있던 치아의 문제는 치열이 심하게 안 좋은 것은 아닌데 내 몸을 기준으로 윗니의 왼쪽 작은 윗니- 상악 측절치라고 하더라- 가 앞니 뒤로 들어가 있다.모양이 틀어졌거나 한건 아니고 그냥 크기에 비해 나올 자리가 좁았는데 정확하게 윗니 뒤로 들어가 있다. 다행이도 겉보기에는 심하지 않아서 굳이 내가 말을 안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어려서부터 이가 잘 썩었고 유치에서 영구치로 이갈이를 할 때쯤부터 이가 앞서 말한 모양대로 자랐기 때문에 의사가 치아 교정을 권했었다. 내심 내 치아가 신경쓰이던 엄마는 교정 계획을 물어보았고 의사는 이 정도 케이스면 앞니 6개 정도에만 교정기를 걸면 되고 발치도 안해도 된다고 호언장담했다. 어린 나도 솔깃할 정도로 괜찮은 조건이라 정밀 검진을 받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호언장담 하던 의사는 진단한지 한참 만에 이 전체에 교정기를 달아야 할 뿐더러, 발치를 4개 정도 해야하고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최소 1년 이상의 교정기간을 불렀다. 처음 계획하고 달라진 이야기에 나도 엄마도 겁을 먹었고 크게 불편을 느끼지도, 미관상에도 많이 띄지도 않았기에 그렇게 교정 계획은 무산되었다.


 그 뒤로 한 번도 교정을 권유받아 본 적도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교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사람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봐서 할 생각도 안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정기 검진차 치과를 가게 됐다. 사실 어려서부터 치과 치료를 대대적으로 너무 많이 받아서 - 특히 고등학생 때 이가 시려서 병원에 갔다가 대대적으로 공사를 한 번 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과잉진료가 분명 있었던 듯- 아픔 + 비용면으로 너무 무서워서 이번에는 큰 맘 먹고 대대적으로 준비 - 치과보험 가입- 를 하고 치과를 방문했다.


 완전 집 근처에는 믿을만한 곳이 없고, 그렇다고 너무 멀리가기에는 오가는 길이 너무 어려워서 적당히 오며가며 예전부터 보았던 깔끔하고 나름 규모가 있는 치과에 갔다. 형제 원장님 두 분이 같이 경영하는 곳인데 뭔가 쉽게 환자를 버리고 병원을 떠나지 않을 느낌이었고, 동생이 사랑니를 뽑은 것도 꽤 맘에 들었다. 친절도나 청결도 부분도 좋았고 제시하는 치료 금액이 싼 것 같지는 않았지만 데스크에 금액 고시도 명확하게 하고 있었고 나에게는 보험이 있다는 믿음으로 결정.


 적어도 이전에 치료한 금니를 뜯고 임플란트를 두개 쯤 할거야 걱정하던 것과 달리 치료할 이가 별로 없었다. - 천만다행 - 스케일링과 잇몸치료 및 치아 치료 계획을 간단히 세웠는데 사실 그보다 내 귀에 청천벽력같이 들렸던 소리는 아, 하고 벌린 내 입을 보자마자 의사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인 '교정 필요'


 너무 오랜만에 들은 말이라 깜짝. 맞다, 내 이가 고르지는 않지. 몇십년 만에 처음들어 보는 말에 깜짝 놀라기는 했지만 불현듯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 계속적인 문제였던 윗니보다는 아랫니였다.


 내 아랫니는 사실 원래 치열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그런데 어느날 깨닫고 말았다. 앞니가 틀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는 아랫쪽 왼쪽 앞니가 자꾸 오른쪽 앞니 뒤로 밀려들어가고 있는 것.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치열이 달라지고 나처럼 몰릴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럼 이것을 그냥 이렇게 두어도 될것인가하는 고민이 계속있었다. 그리고 사람이 참 간사한게, 평소에는 인식도 못하고 살다가 한 번 인식하고 나니 도무지 신경이 쓰여서 못살겠다 싶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달았다.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어쨌든 점점 밀려들어가고 있어!!!

 이렇게 고민하던 찰나, 의사가 던진 교정이라는 단어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은 우선 충치치료부터 마치고 자세히 교정상담을 받기로 했다.


 사실 교정 상담을 받기로 하고도 엄청 고민했었다. 사실 다들 학생 때, 그것도 아니면 20대 초반에 교정을 많이 하는데 이 나이에 해도 되는건지, 괜히 건드려놔서 더 안 좋아지는 건 아닌지. 정말 내게 교정이 꼭 필요한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에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하루라도 빨리 하라는 의견이 많았고, 또한 나의 걱정도 이렇게 미루다가 결국은 정말 더 늦게 교정을 하게될까 하는 부분이 걱정이었기 때문에 우선은 상담을 받아보고 되도록 하는 방향으로 결정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교정을 받으러 갈 때 나의 다짐은 반드시 여러군데 상담을 받아보고 결정해야지! 했지만... 그랬다면 내 글의 제목이 바꼈겠지.......ㅎ...


 교정 상담을 받을 때 나름 인터넷을 뒤져보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다. 발치여부, 월비, 추가금액 등등 꼭 물어봐야 할 리스트를 뽑아놓고 내 나름의 마지노선의 금액이나 기간 등 여러가지를 생각해놓고 갔는데 웬일. 첫병원- 충치치료 및 교정을 권유했던 - 첫상담에서 질문을 하지도 않았는데 이게 한 번에 다 해결되었다.


 당시 캡쳐 해 놓은 질문은 1. 교정 방법 : 일비전라인 추천. 하지만 그 외에 설측교정과 일반 교정 자세히 안내 해주심. 2. 발치 여부 - 비발치 가능/ 3.기간 : 6개월에서 1년. 1년 안에 다 끝날 것 같다고. / 4. 월비 납부 및 추가금액 : 인비절의 경우 월비는 따로 없이 장치비만 납부, 이 후에 추가로 유지장치 등에 대한 설명 해주심. 그 외 교정에도 들어가는 비용 안내 해주심. / 5. 전체 금액 및 프로모션 : 내가 예상한 금액 안. 전체 금액을 시작할 때 납부하면 할인 및 기타 추가 할인등에 자세한 안내해주셨다. 그 외에도 내가 알지 못했던 치아의 교합 상태라든가, 인비절 라인으로 나오는 치료계획을 1차적으로 의사가 자세히 설명해줬고, 금액 관련한 부분은 같이 동석한 다른 직원분이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물론 애초에 교정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질문이 많이 없기도 했지만, 준비 된 질문을 다 대답해주셔서 나중에 더 궁금하신 것은 없냐고 물어보셔서 아랫니 부분이나 혹시나 교정 계획이 중간에 틀어지면 금액 부분은 어떻게 됐는지 같은 부분만 질문했다.


 이미 마음이 90프로 정도 넘어갔지만, 그래도 우선 거기서 상담을 마치고 병원을 나섰다. 우선은 다른 치과도 가봐야지! 다짐했지만...


 거리는 너무 멀지 않고, 교정 전문의가 있는 치과를 몇군데 추려보니 생각보다 많지가 않았다. 거기다가 이번에 처음 안 시스템인데 교정을 위한 정밀검진 가격이 생각보다 비쌌다. 보통 10만원에서 20만원 정도였는데, 그 병원에서 교정을 하면 전체 금액에서 빼주는 방식으로 만약 그 병원을 3군데 방문해보고 1군데서 선택을 하면면 20~40만원 정도를 그대로 날리는 시스템이 개인적으로 너무 부담스러웠다.


 여러 고민 끝에 결국은 다른 치과 검진은 받지 않고 처음에 검진받은 병원에서 교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검진비가 부담스럽기도 했고 처음에 받은 상담이 어려모로 만족스러워서 아마 다른 병원에 가도 이 정도의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첫번째 병원을 선택할 것 같다는 마음이 들어서기도 했다. 물론 이 선택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는, 짧게는 1년, 길게는 몇 십년의 내가 갚아가야 할 문제이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 번의 선택으로 인해서 인생이 달라지는 것이 뭐 치아교정만 있겠냐 싶다. 이리 구구절절썼지만 내 인생의 여러가지 선택 중 하나를 했을 뿐 이고, 이왕이면 행복한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다.그렇게 교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결심한 날부터 장치 배송이 올 때까지 한달은 걸려서 그 다짐은 좀 시들해졌지만(...) 이렇게 썼지만 사실은 교정 중인 지금도 계속 걱정 중이기는 함....ㅎ...글을 읽으시는 다른 분들은 여러군데서 상담 받아보시기를.




사실 이미 교정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장치 착용과 교정일기는 계속 업데이트 예정.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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