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주의 역참 ***
역참앞이 소란스러웠다. 젊은 상인과 나이든 상인이 다투고 있었다. 그 앞을 지나가던 외국 사신과 역관이 잠시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게 됐다
*** 나이든 상인 1 ***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나는 한번 아니라면 아닌기라! 됐다마!"
*** 젊은 상인 2 ***
(당황한 듯)
"형님, 이번 한번만 용서해주시지요."
*** 나이든 상인 1 ***
(고개를 돌리며 큰 소리로)
"됐다마! 고마 치아 삐라~"
*** 젊은 상인 2 ***
(애원하듯)
"형님 제가 미숙해서 저지른 실수입니다.. 이번 한번만...."
외국 사신과 역관이 걸음을 멈추고 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 역관 ***
(미소를 지으며)
"어쩌다 지나가면서 듣게 됐는데 무슨 사연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 젊은 상인 2 ***
(얼굴에 화색이 돌며)
"아이쿠 나으리 제가 이 형님과 오랫동안 인삼 거래를 했는데 지난번 외국에서 온 상인들이 하두 가격을 후려치는 바람에 이 형님께 드리는 금액보다 더 싸게 드렸지 뭡니까. 딱 한번 그런거고 다시는 이런일 없을 겁니다 (상인 1의 안색을 살피며 역관에게 눈을 찡긋하며 구원의 눈빛으로) 그런데 이 형님이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한번 아니면 아닌 분이라 저와 거래를 끊겠다고 하셔서...."
*** 역관 ***
(과장된 목소리로 짖궂은 말투로)
"아이쿠, 젊은 선생님이 큰 잘못을 저지르셨네요. 인삼 가격은 나라에서도 엄히 관리하고 있는데 제가 관아에 고변해야 할 일인데요? 혼좀나게 해드려야겠습니다!"
*** 나이든 상인 1 ***
(살짝 누그러진 표정으로 그것 보라는 듯)
"내는 평생 살면서 한번 아니면 아닌기라... 됐다마! 내는 결정했는기라! 자네 아니면 거래 할데가 없을라꼬!"
*** 역관 ***
(나이든 상인1의 손을 잡으며)
"지난번 온 외국 상인들은 제가 인솔했던 사람들인데 다음에 오면 선생님과 거래를 트도록 다리를 놓겠습니다. 그러니 젊은 친구가 억지를 쓰는 사람들한테 기가 눌려 그런 것이니 이번 한번만 봐주시는게 어떠실른지요?"
*** 나이든 상인 1 ***
(마지못한 표정으로 마른 기침을 하며)
"음...우리 가문은 한번 아니면 아닌데...나으리가 이렇게까지 나오시니... 생각을 좀 해보겠습니다"
*** 젊은 상인 2 ***
(기쁜 표정으로 나이든 상인1의 손을 잡으며)
"아이쿠 형님 고맙습니다. 저기 저 선술집에서 파는 고래 고기와 아주 맛있는데 가서 술 한잔 드시지요. 제가 사겠습니다. 나으리도 함께 가시지요. 저기 외국에서 오신 분들도 대접하겠습니다"
*** 역관 ***
(미소를 지으며)
"괜찮습니다. 저희는 또다른 일정이 있어서요. 두 분 일들 보시지요"
두 사람이 선술집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며
*** 외국 사신1 ***
(상황을 이해했다는 듯)
"역시 통역을 하시는 분이라 중재를 잘하시는군요. 둘이 화해를 한 듯 합니다!"
*** 역관 ***
(미소를 지으며)
"하하 됐츠롸잇! 제 천직이 이렇다 보니 어딜가나 오지랖을 떱니다. "
*** 외국 사신1 ***
(궁금한 표정으로)
"그런데 저 얼굴에 수염이 나신 분이 큰소리로 '됐다마~' 이러던데 무슨 뜻인지요?
*** 역관 ***
(미소를 지으며)
"하하 경상도 분들이 쓰는 말인데 어떤 사안에 대해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는 뜻입니다. '결정했다', '결심했다'고 강조하는 추임새입니다"
*** 외국 사신1 ***
(고개를 끄덕이며)
"하하하 참 맛깔스러운 표현입니다. 유독 귀에 들어오네요. 저도 본국에 돌아가면 써먹어야겠습니다."
본국으로 돌아간 사신은 자신이 보고 들은 얘기를 사람들에게 나누며 무언가 결심하고 결정했을때마다'됐다~ 됐다마이~ 됐다마인~'이라는 말을 썼다. 사람들은 그 말이 무엇인지 물어 회자가 됐다. 오랜 세월이 흘러 서로가 왕래하고 말들이 섞이며 결정하다, 결심하다라는 됐다마는 'Determine'으로 자리잡게 되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