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조선일보 게재
[취재/글/사진: 이준동]
코로나19 확산이 1년 동안 지속되면서 기업이나 소상공인 모두 힘든 시기다. 내년에도 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많은 이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최근 ‘코맥스’ 변봉덕 회장은 경영 에세이집 ‘인생은 대나무처럼 자란다’를 출간했다. 어려운 시기를 겪는 대한민국 젊은이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변봉덕 회장은 이번 경영 에세이집에서 청계천 세운상가 점포에서 글로벌 스마트홈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겪어온 위기와, 이를 극복하면서 찾아온 기회를 통해 기업을 성장시킨 과정을 진솔하게 전한다.
◇'삶의 가치' 높인다는 신념으로 AI홈 서비스 제공
코맥스는 안전한 통신환경으로 ‘삶의 가치’를 높인다는 신념으로 주거공간 자동화를 이루고 통신기기 시장을 선도해 온 스마트홈 전문기업이다. 1970년대 도어폰과 인터폰을 시작으로 비디오폰을 개발해 음성통신기기에서 영상통신기기로 변화하는 시장을 주도했다.
최근 코맥스는 새로운 미래 생활을 위해 사물인터넷(IoT)제품과 인공지능(AI)기술을 융합한 다양한 AI홈 서비스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설립 초기 당시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주택 구조가 마당이 있는 단독 주택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누군가 우리 집을 방문해 벨을 누르면 그 벨소리를 듣고 뛰어나가 일일이 누구인지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컸다. 변 회장은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자칫 집안의 안전을 위협하는 다양한 위험요소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초 도어폰을 개발하게 된다.
이후, 1970년대 주택개발 붐을 타고 건설 시장이 활성화되었다. 변 회장은 아파트 형태의 공동 주택이 대거 들어서게 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머지않은 미래 우리의 주거환경은 아파트로 대체될 것이라 직감했다. 일반 단독주택보다 더 많은 가구가 한 건물에 들어가게 될 것이고, 이는 곧 한 건물에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게 될 것이라 판단한 변 회장은 단독 주택에서 사용하는 도어폰에 영상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도전을 시도하게 된다. 마침내 1987년, 그는 국내 최초로 방문자를 직접 영상으로 보면서 확인할 수 있는 ‘비디오폰’ 개발에 성공하게 되었다.
◇120개국에 수출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변 회장은 해외시장 개척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국내 시장에 ‘도어폰’을 출시한 1973년, 그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국제 전시회에 참가하고 해외 매체에 제품을 광고하며 수출의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손가방에 제품과 카탈로그를 넣고 영국으로 날아가 유럽의 끝에서 중동까지 긴 여정을 혼자 감내하며 직접 해외 바이어를 발굴하고 거래처를 확보해 나갔다. 그 결과, 같은 해 영국과 미국으로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해외 바이어 네트워크는 점차 영역을 넓혀갔고 남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아르헨티나, 유럽권의 러시아에 이르렀다.
현재 코맥스는 120개국에 수출하는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중동지역 특히 GCC 국가(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 에미리트) 등에서도 제품의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코맥스 변봉덕 회장은 “지난 53년간 코맥스가 달려온 길을 돌아보면 우리는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코맥스의 경영철학에는 한국전쟁의 피난민에서 4.19 혁명의 주동자로, 그리고 해외시장을 개척한 산업역군이기도 했던 나의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며 지난 53년을 회고했다.
이어 변 회장은 “코로나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서로 간의 접촉을 피해야 하는 것”이라며 “생체인식,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비대면 원격 방식의 기술과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가 미래 시대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정도경영'만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희망이다
변 회장은 경영 에세이집에서 위기 속에서 기회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역발상의 경영은 ‘간절함’이 있어야 그 빛을 바랄 수 있으며 고객에게 깊은 신뢰를 전달할 수 있는 ‘정도경영(正道經營)’만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희망이 될 것이라는 점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모든 젊은이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고 한 단계 한 단계 묵묵히 정진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어느새 성장한 자기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 바라는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