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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레 겁 먹고 포기했더라면… 없어져 버렸을 동아리”

by 인터뷰 전문지

[인터뷰 전문지=Gang Ho((pen name)] 본보 첫 인터뷰로 피아노과에 재학중인 이민하 씨를 만나봤다. 이민하 씨는 '대전피아노연합동아리' 에 회장으로 있다. 본 인터뷰에선 이 회장과 동아리에 대해 소상히 살펴봤다. 질문과 답변은 본보 운영방침에 의거 총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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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청소년 인터뷰 전문지와 인터뷰 고맙습니다. 기존에는 청소년만을 전문으로 인터뷰 하는 언론은 없었으나, 이번에 청소년 인터뷰 전문지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와아, 축하드려요. 창간 축하 원고를 썼으니, 짧게 언급할게요. 일단 너무 축하드리고, 앞으로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을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너무 기대됩니다.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이어 나가겠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피아노과에 재학 중인 이민하라고 합니다. 동시에 뉴트리션의 '이민하의 눈'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음악 쪽으로 활동하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시겠어요?

실력 없는 학부생이라 크게 화려한 건 없어요. 학교 다니고, 연습하고, 심심하면 일 벌리는 정도에요. 이번에는 대전에서 피아노 연합동아리를 꾸렸는데, 30명 정도 모여서 뿌듯해요. 만든지 1년 조금 넘었는데, 앞으로도 이 정도 규모 유지하면서 더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겨우 음악회 몇 번 여는 정도이지만, 나중에는 봉사연주도 해보고 싶고, 실력있는 피아니스트 분 모셔서 마스터클래스를 열어보고도 싶어요. 작게나마 동아리원끼리 음악칼럼을 써서 서로 공유해보기도 하고 싶고요. 클래식 말고도 실용음악 하시는 동아리원들도 많이 계신데, 그 분들의 작품을 널리 알리는 프로젝트를 동아리 차원에서 진행해보고도 싶어요.

피아노동아리를 설립할 당시만 하더라도 참여율 저조에 따른 많은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어떻게 해소했고, 또 해소에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나요?

일단 시기가 정말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아요. 처음에 만들었을 때에는 학기 중이기도 했고, 이미 그 때에는 모든 사람들이 일정에 맞춰서 동아리를 가입해서 정착하고 있을 시기였기 때문에 새로 생긴 동아리에 잘 들어오지 못했으리라 생각해요.


게다가 제가 여러 명이 있을 때 분위기를 잘 주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더 동아리 활동이 재미 없게 느껴졌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근데 이번에는 신입생이 들어오는 시기랑 딱 맞아떨어져서 폭발적으로 들어온 것 같아요. 3월 10일날 개강총회 겸 OT를 했는데, 일단 사람이 많아지니까 뭔가 재미가 생기긴 하더라고요.


처음에 부회장이 처음에는 꼭 술자리를 가져야한다길래 술강요 등의 문제가 생길까봐 달갑지 않았는데, 갖고 보니 다들 취기가 올라와서 분위기가 달아오르더라고요. 술을 먹지 않은 사람들은 그런 분위기에 취하고. 술게임 없이도 텐션이 올라가니 술 마시지 않은 사람도 어울릴 수 있었어요. 지레 겁 먹고 아예 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금방 친해지긴 어려웠을 것 같아요.

내년에도 이어나갈 예정인지, 그리고 현재까지 대내외적으로 바로잡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지?

그럼요. 내년도, 내후년도, 쭉 남아있었으면 좋겠어요. 피아노를 취미로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고, 그런 사람들을 품어줄 수 있는 동아리로 쭈욱 남아있었으면 좋겠어요.


설립동기가 카이스트 말고는 대전에 있는 대학에 피아노 동아리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거든요. 요즘은 충남대랑 배재대생 비율이 높아서 이 두 학교에는 곧 교내에 피아노 동아리가 생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들은 아직도 많아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니까, 학교에 피아노 동아리가 없어도, 학교를 다니지 않더라도, 피아노를 치러 올 수 있는 그런 동아리로 남아있었으면 좋겠어요.

구성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는지?

구성원들 모두 모난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다들 귀엽고, 본인의 개성을 잘 융화시킬 줄 아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렇다보니 제가 구성원들에게 바랄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다들 멋지셔서… 다만 회장이 조금 못나고 어리숙해서 그런 부분이 구성원분들께 조금 죄송하죠.


그래도 바라는 점을 하나 말해야한다면, 조금 더 만들어가는 동아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직 잘 모르지만, 다들 '뭘 하자!' 하면 잔말 없이 따라오시는 편이라, 어떻게 보면 좋은데, 어떻게 보면 조금 아쉬워요.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이거하자, 저거하자, 하면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동아리식으로 운영하고 싶었는데, 한국은 누군가 이끌어주는 것에 익숙해지게 되니까…

동아리 운영과정에 있어 제도적 미비로 피해 입은 경우나 당국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 있는지?

위에 설립동기에도 말했다시피 이 연합동아리는 학교에 피아노 동아리가 없는 곳이 많아서 생긴 동아리에요. 그러다보니 공간적인 문제가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교내 동아리면 학교에서 동아리방을 줄 텐데, 연합동아리는 그런 게 아니니까요.


처음에 설립할 당시에도 연습실을 구하는 것부터가 가장 힘들었어요. 대전에 있는 피아노학원을 다 찾아서 다 연락 돌렸는데 허락해준 곳이 딱 지금 우리가 연습실로 쓰고 있는 곳 하나 뿐이었어요.


지금도 갑자기 인원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보니 학원이 이 인원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에요. 그걸 해결하기 위해 연탄곡(원 피아노 포 핸즈 곡)위주로 활동하기로 하긴 했지만, 이런 지역연합동아리를 위한 동아리방을 국가에서 만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실제로 대전 유성구에서는 문화예술동아리 지원사업을 한다길래 알아봤는데, 동아리 활동 기간이 2년이 지나야 지원할 수 있더라고요. 그것도 공간적인 것보다는 금액적인 지원이었지만요. 그래서 일단 지역에서 연합동아리를 위해 동아리방 지원을 조금 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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