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소공인의 수익구조는 왜 이렇게 취약한가?

열심히 일하는데, 왜 남는 것은 적은가?

by 김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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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소공인의 수익구조는 왜 이렇게 취약한가


열심히 일하는데, 왜 남는 것은 적은가?


소공인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있다.
“매출은 있는데, 남는 게 없습니다.”
“일은 많은데, 통장 잔고는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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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단순한 푸념이 아니다.
현장의 구조를 가장 정확하게 요약한 문장이다.


소공인의 수익 문제는 흔히 경쟁력 부족이나 경영 역량의 문제로 해석된다.
그러나 구조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문제의 중심은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에 있다.


소공인의 수익구조는 오랫동안
취약하게 설계된 상태로 유지되어 왔다.


이 글은
왜, 소공인은 늘 바쁜데도 이익이 남기 어려운지,
그 구조적 원인을 차분히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다.


II. 수익을 결정하는 것은 매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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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은
매출에서 비용을 뺀 단순 계산식이 아니다.


수익은
누가 가격을 정하는지,
누가 위험을 떠안는지,
누가 정보를 쥐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앞선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다수의 소공인은 오랫동안 OEM 중심 구조에 놓여 있었다.


이 구조에서 소공인은
기획하지 않고,
가격을 정하지 못하며,
시장 정보에도 접근하지 못한 채
‘만드는 역할’에 집중해 왔다.


이 전제가
소공인의 수익구조를 규정하는 출발점이다.


III. 가격 결정권이 없는 구조


단가는 항상 외부에서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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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인의 수익구조가 취약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가격 결정권이 없다는 점이다.


OEM 구조에서 가격은
브랜드나 발주처가 정한다.

소공인은 그 가격을 기준으로
“이 조건에서 만들 수 있는가”를 계산할 뿐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가 상승하고
임대료와 에너지 비용이 증가해도
납품 단가는 쉽게 조정되지 않는다.


결국 소공인은
마진을 줄이거나
거래를 포기하는 선택지 앞에 선다.


대부분은 전자를 택한다.
그래서 매출은 유지되지만
이익은 점점 얇아진다.


IV. 많이 만들수록 더 힘들어지는 역설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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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인의 현장에는 묘한 역설이 있다.
일이 많아질수록, 더 바빠질수록
오히려 더 힘들어진다.


단가는 고정되어 있고
변동비는 계속 증가하며
고정비는 줄지 않는다.


특히 소공인은
소량다품종 구조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구조에서는
셋업 비용, 관리 비용,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생산량이 늘어도
규모의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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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많이 만들어도
수익은 비례해서 늘지 않는다.


V. 통제할 수 없는 고정비 구조


1. 일이 줄어도 비용은 줄지 않는다


소공인의 수익구조를 더 취약하게 만드는 요소는
고정비의 무게다.


임대료는 매출과 무관하게 발생하고
장비는 쉬어도 감가상각이 진행되며
기본 인력은 유지되어야 한다.


경기가 좋을 때는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일감이 줄어드는 순간
고정비는 그대로 남는다.



이 구조는
“조금만 흔들려도 바로 위기로 이어지는 경영”을 만든다.


그래서 소공인은
경기 변동에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반응한다.


VI. 리스크는 왜 늘 소공인에게 쌓이는가?


위험은 분산되지 않는다


발주 취소
납기 변경
품질 클레임
재고 부담

이 위험들은 대부분 소공인이 떠안는다.


반면 발주처와 브랜드는
여러 공급처를 통해 위험을 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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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대칭 구조 속에서
소공인이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기는 어렵다.


수익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VII. 감에 의존한 경영의 한계


설명할 수 없으면 협상할 수 없다


소공인의 강점은 감이다.


공정의 흐름을 읽고
이상 징후를 빠르게 감지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이 감이 데이터로 구조화되지 않으면
수익구조는 더 취약해진다.


왜 이 가격이 필요한지
왜 이 공정이 더 비용이 드는지
왜 이 조건이 위험한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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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할 수 없는 구조에서는
협상력이 생기지 않는다.
결국 가격과 조건에서 밀린다.


VIII. 정책은 왜 수익구조를 바꾸지 못했는가?


버티게 했지만, 구조는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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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책은 적지 않았다.
시설 개선, 스마트화, 교육, 자금 지원.

그러나 수익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유는 분명하다.
정책의 초점이
수익이 만들어지는 구조 자체가 아니라
‘유지’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지원이 끝나면
현장은 다시 원래 구조로 돌아간다.


소공인의 수익구조는 왜 쉽게 바뀌지 않는가?


가격 결정권의 부재
고정비 부담
리스크 집중
설명력과 데이터의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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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네 가지가 서로 얽혀
취약한 구조를 고착화한다.

그래서 단기 처방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X. 마무리


수익구조는 결과가 아니라 설계다


소공인의 수익구조가 취약한 이유는
열심히 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애초에
수익이 안정적으로 만들어지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얼마나 지원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서 수익이 새고 있는가?

얼마나 바쁘게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누가 가격을 결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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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는
이 취약한 수익구조의 핵심 원인인
‘가격 결정권’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살펴본다.


소공인의 수익 문제는
결국 가격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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