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의 말;씀~
지시가 어긋날 때 팀장은 본능적으로 설명을 늘리게 된다.
배경을 덧붙이고 의도를 풀며 주의사항을 지루하게 나열해 보지만, 말만 길어질 뿐 지시가 명확해졌다는 느낌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팀원은 돌아서서 다시 묻고, 며칠 뒤 가져온 결과물은 팀장의 생각과 또 달라져 있기 마련이다.
이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은 지시가 결코 많이 말한다고 해서 정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시는 화려한 미사여구가 아니라 견고한 구조로 정리되어야 한다.
팀원을 움직이게 하고 오해를 원천 차단하는 그 강력한 화법 도구가 바로 3W1H이다.
3W1H는 무엇을 뜻하는 What, 왜를 뜻하는 Why, 언제를 뜻하는 When, 어떻게를 뜻하는 How로 구성된 아주 오래된 질문의 틀이다.
경우에 따라 누구를 뜻하는 Who를 더해 5W1H로 확장하기도 하지만, 팀장의 지시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질문의 개수가 아니다.
핵심은 팀원이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해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짚어주어야 할 중심축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데 있다.
팀원들이 흔히 던지는 질문들인 제가 해야 하나요, 이걸 해야 하나요, 왜 해야 하나요와 같은 물음은 각각 역할과 대상 그리고 목적에 대한 본능적인 갈구이다.
즉 팀원은 이미 머릿속으로 3W1H를 팀장에게 묻고 있는 셈이다.
팀장이 이러한 질문들을 미리 예상하고 구조화된 형태로 지시를 내린다면, 문장은 훨씬 짧아지더라도 실행력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지시에 3W1H라는 도구를 적용했을 때 팀원에게 생기는 변화는 매우 구체적이다.
무엇을 할 것인지를 뜻하는 What 항목을 살펴보자.
단순히 자료 좀 정리해 달라는 식의 기준 없는 지시는 팀원에게 막연함을 준다.
하지만 이를 이번 회의 안건 중 핵심 쟁점 3가지만 정리해 달라는 식으로 구체화하면 팀원이 고민해야 할 범위에 대한 혼란이 급격히 감소한다.
왜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Why 항목도 마찬가지이다.
이건 그냥 필요해서 하는 거야라는 식의 답변은 팀원의 동기를 꺾지만, 임원 보고용이라 이번 주 안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유를 덧붙이는 순간 해당 업무의 우선순위는 팀원 머릿속에서 명확하게 각인된다.
언제까지인가를 명확히 하는 When 항목도 중요하다.
되면 빨리 해달라는 모호한 표현 대신 내일 오전 10시 전까지 초안이면 충분하다는 지침을 주면 일정에 대한 팀장과 팀원의 해석이 완벽하게 일치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를 정하는 How 항목이다.
알아서 잘 해달라는 말은 팀원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지만, 요약 중심으로 작성하되 대안은 한 가지만 제시하라는 구체적 가이드가 주어지면 과소 수행이나 과대 수행을 방지할 수 있다.
지시가 꼬이는 대부분의 근본적인 원인은 말하지 않은 정보, 즉 팀장만 알고 있는 전제에서 발생한다.
3W1H는 바로 이 숨겨진 전제를 의식적으로 세상 밖으로 드러내는 장치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이 일이 지금 필요한지, 정확히 언제까지가 기한인지, 그리고 어떤 기준과 방식으로 진행할지를 정리하는 과정은 지시를 딱딱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팀원이 하지 않아도 될 불필요한 추측을 줄여주는 아주 세심한 업무적 배려이다.
이 네 가지 요소 중 단 하나만 빠져도 팀원은 자신의 경험과 짐작을 동원해 빈칸을 채우기 시작하며, 이는 곧 해석의 분산과 실행의 어긋남으로 이어진다.
실제 현장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팀장들이 What과 When은 비교적 잘 말하는 편이다.
무엇을 언제까지 할지에 대해서는 익숙하기 때문이지만, Why와 How는 이건 해보면 알 거야라거나 방식은 알아서 해라는 말로 너무나 쉽게 생략되곤 한다.
지시가 어긋난 현장을 다시 추적해 보면 어김없이 이 두 가지 중 하나가 빠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인지심리학의 인지 부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팀장이 설명을 친절하게 하겠다며 정보를 무작정 나열하면 팀원은 이해가 깊어지기는커녕 오히려 핵심을 놓칠 가능성만 커진다.
3W1H는 정보를 단순히 줄이는 틀이 아니라 뇌가 처리 가능한 논리적 단위로 묶어주는 훌륭한 구조이다.
지시가 이 구조를 갖추는 순간 팀원은 팀장의 말을 무작정 외우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대신 판단해야 할 기준을 본질적으로 이해하게 되어 실행은 자연스럽게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선다.
칼 와이크가 말했듯 사람들은 많은 말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오직 판단할 수 있는 구조를 필요로 할 뿐이다.
3W1H라는 도구를 장착하면 팀장이 먼저 편해진다.
수정 요청이 줄어들고 지시를 다시 설명할 수고가 사라지며, 팀원 역시 명확한 기준 위에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네 가지 요소를 모두 완벽하게 갖추려 하기보다 지금 당장 놓치고 있던 요소 하나만이라도 보완해 보길 권한다.
그 작은 변화가 당신의 지시를 이전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만들 것이다.
지시는 결코 많이 말해서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3W1H로 정교하게 구조화될 때 비로소 완벽하게 실행된다.
단원 요약 및 예고
이번 단원에서는 지시를 구조로 정리하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인 3W1H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았다.
3W1H는 지시를 길게 만드는 부가적인 설명이 아니라 전제를 드러내고 해석의 차이를 좁히는 본질적인 언어이다.
지시가 흔들리고 팀원이 방황할수록 우리는 표현의 기교가 아닌 견고한 구조로 돌아가야만 한다.
다음 단원인 2-5에서는 이러한 지시의 구조가 팀 내에 문화로 쌓였을 때 나타나는 놀라운 변화를 다룬다.
팀장이 일일이 모든 것을 지시하지 않아도 팀원이 스스로 판단하고 먼저 움직이게 되는 그 기적 같은 순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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