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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비전 경영

숫자는 차갑지만, 강하다!

숫자, 회사를 읽는 가장 정확한 언어

by 김용진

“이번 달 매출이 2억이 넘었어요”
“이번 분기 이직률이 12%예요”
“이 프로젝트는 현재 67% 진행됐습니다”

회사 안에서 오가는 말들은 대부분 숫자로 끝난다.

우리는 숫자로 성과를 말하고, 숫자로 문제를 설명하며, 숫자로 다음 행동을 설계한다.
그리고 때로는, 그 숫자가 우리를 숨 막히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숫자는 회사라는 복잡한 유기체를 가장 명료하게 보여주는 언어이기도 하다.
숫자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비로소 읽을 수 있다.


I. 숫자, 회사의 바이탈사인


출근한 당신은 오늘 몇 개의 숫자를 마주했을까?

메일에 담긴 전일 매출, 회의 시간표의 참석률, 보고서에 담긴 불량률,
심지어 오늘 하루 남은 업무량조차 숫자로 정리된다.


인사팀에서는 이직률, 교육 이수율을 본다.
마케팅팀은 클릭률, 전환율에 민감하다.
고객센터는 고객 만족도 점수와 응대 건수를 확인하고,
기획팀은 KPI 달성률과 전략 목표 수치를 챙긴다.


이 모든 숫자는 회사의 바이탈사인이다.
병원에서 체온과 맥박, 혈압으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듯
숫자는 조직의 건강과 성과를 가장 빠르게 알려주는 도구다.


II. 숫자는 어디서 왔을까


숫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대부분은 일정한 ‘산식’으로 계산된 결과물이다.


예를 들어 매출 성장률은
(이번 달 매출 – 지난달 매출) ÷ 지난달 매출 × 100으로 계산된다.


불량률은
불량 수 ÷ 생산 수 × 100이고,


재구매율은
재구매 고객 수 ÷ 전체 구매 고객 수 × 100이다.


어떤 숫자를 마주했다면,
그 숫자가 어떤 산식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되묻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산식에 들어간 숫자 하나하나가
‘어떤 행동’과 ‘어떤 시스템’의 결과였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숫자는 결론이자, 출발점이다.


III. 숫자에 질문하면 전략이 보인다


숫자를 제대로 읽기 위해선 질문이 따라야 한다.

그 질문이 곧 전략적 사고의 시작이 된다.

전년 대비 달라진 건 무엇인가

부서별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뭔가

이 수치가 높거나 낮다는 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가

우리가 원하는 방향과 이 수치가 일치하는가


예를 들어, 고객센터 응대 시간이 평균 2.7일이라는 수치가 나왔다면
“왜 늦어졌는지”, “고객 만족도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를 질문해야 숫자가 살아난다.


숫자를 읽는다는 건
단순히 수치를 보는 게 아니라,
숫자에 숨어 있는 맥락과 흐름을 짚어내는 일이다.


IV. 숫자는 미래를 예측하게 한다


숫자는 과거를 기록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다.


과거의 고객 이탈률, 매출 추이, 마케팅 전환율을 분석하면
다음 분기의 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


채용에 걸린 평균 기간과 최근의 지원자 트렌드를 보면
다음 채용 시즌에 필요한 리소스를 예측할 수 있다.


이처럼 숫자를 ‘시간의 흐름’으로 바라보면
그건 단순한 결과가 아닌 ‘패턴’이 된다.

그리고 이 패턴은 곧 당신의 예측력, 문제해결력, 실행력과 직결된다.


V. 숫자를 읽는 사람은 다르게 일한다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어떤 사람은 그냥 ‘결과’로만 읽고,
어떤 사람은 ‘의미’를 찾아낸다.


후자의 사람은 숫자를 단서 삼아 질문하고,
숫자 뒤에 있는 시스템을 점검하고,
숫자를 근거로 전략을 짠다.


당신이 숫자를 잘 읽는 사람이라면,
리더와 대화할 때 더 단단한 언어를 쓰게 된다.


보고서를 쓸 때 더 설득력 있는 구조를 짜게 되고,
문제를 분석할 때 더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숫자는 ‘감 없는 사람’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감 있는 사람’이 더 잘 쓰는 도구다.


VI. 숫자를 알아야, 회사가 보인다


숫자는 차갑다.
말도 없고, 감정도 없고, 겉으로 보기엔 딱딱하다.

하지만 그 숫자 안에는 사람의 노력, 조직의 방향, 시장의 반응, 고객의 감정이 숨어 있다.

숫자를 꿰뚫어 보면 회사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디에서 정체되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가 보인다.

그걸 보는 사람이 결국 ‘일을 리드’하게 된다.


마무리하며

회사에서 ‘일을 잘한다’는 건 결국,
‘숫자를 잘 보고, 숫자 뒤를 잘 읽고, 숫자를 잘 설명하는 것’과 깊게 연결되어 있다.

매일 반복되는 숫자 보고, 회의, 실적 관리가 지겹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숫자들을 조용히 해부해보면
당신이 속한 조직, 팀, 그리고 당신 자신의 업무 방식까지 낱낱이 보이기 시작한다.


숫자는 냉정한 친구지만,
당신에게 가장 솔직하게 진실을 말해주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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