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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즈카페 Nov 03. 2019

생각이 많은 사람과 무덤덤한 사람


사람을 굳이 타입 별로 나누자면 두 타입이 있다.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과 오히려 무덤덤한 사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항상 생각이 많은 편을 택했다. 커리어든, 일상이든, 연애든, 취미 활동이든 생각이 많으면 여러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항상 배우는 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 생각이 많다라는 말을 지금 껏 살면서 칭찬이라고 생각하며 살아 왔다. 


최근 좋아하는 형님과 간단하게 커피를 먹었다. 늘 그렇듯 주제는 회사 얘기, 미래 얘기, 커리어 얘기, 어떻게 살아야 하는 얘기. "이런 저런 얘기를 늘어놓다 보니 듣게 된 말은 너는 너무 생각이 많아서 우유부단 해". 생각이 많은 건 좋은데, 생각이 많아서 우유부단한 사람은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다라는 말을 들었다. 우유부단하다는 말은 살면서도 들어본 적이 적은데, 꽤나 큰 충격이었다. 


대학교 다닐 때도 생각은 많았다. 커리어가 어디로 가는 지, 어떤 진로를 택해야 하는 지, 뭘 해야 하는 지 생각은 참 많았다. 그래도 그 때는 우유부단한 편은 아니었다. 일단 지원서가 있으면 쓰고, 준비를 할 게 있으면 준비하고, 시험을 볼 게 있으면 서점에 가서 책부터 꺼내는 성격이었다. 잘 모르지만 일단 움직이고 보는 타입이었다. 실패하면 빠르게 피벗하고, 덕분에 남들에 비해 빠르게 사회에 안착한 것도 있겠다. 


직장인으로써 사회 생활을 할 수록 생각은 점점 많아진다. 보는 것도, 경험하는 것도 늘어나고 주변 사례들도 하나 둘 씩 생겨나니, 내 커리어를 잘 쌓아가고 있는가 의문도 많이 든다. 반면, 생각은 많이 하는데 몸은 지치고 근무는 피로하고, 주말이 되면 쉬어가는 데에 벅차서 행동은 과거에 비해 많이 준다. 예전이었으면 일단 책부터 사고 시작했을 텐데, 이제는 침대에 누워있는 게 더 좋다. 내 안에 있는 행동력 에너지가 고갈 된 느낌도 든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하루 하루 일상에서 치여서 살다 보면, 육체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고되다. 남들이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사소한 일들이 쌓이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잠재적인 피로가 된다. 어찌 되었든 주중을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게 되면 주말에 쉬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에 누구나 그렇겠지만 지쳐가다보니 주말이 되면 일단 침대에 눕기 바쁘고, 잠 더 자기 바쁘고 생산적이지 못하다. 악순환은 반복되고, 이러면 안되는데 생각하면서 행동은 변하지 않는다. 생각은 많은데 우유부단하게 변했다. 이게 맞는 걸까, 저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생각은 많은데 딱히 변하는 건 없이 피곤에 쩔어서 밤에 침대에 눞고, 간신히 아침에 일어나서 급하게 출근하고. 악순환의 반복이다. 


사실 다 핑계다. 회사 내 멋진 선배들을 보면 짧게는 3년부터, 길게는 10년까지 자신만의 루틴을 갖춰서 사회 생활을 쌓아가는 분들이 계신다. 책임감도 나 보다 더 크고, 업무의 범위도 크고, 스트레스도 더 크겠지만 항상 웃는 얼굴로 매일 매일 나아가는 느낌이다. 물론 그들도 지칠 거라고 나는 믿지만, 그 안에서 자기만의 행동 지침을 세워 살아가고 나아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 본다. 주중에 피곤했기 때문에, 아몰라하고 내려놓는건 핑계다. 


주니어는 참 어렵다. 경력과 짬은 물론 경험과 실력까지 겸비한 선배들 사이에서 돋보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렇지 못해서 매번 좌절한다. 커리어 뿐만이랴, 졸업과 취업이라는 어떤 목적이 명확했던 시기에서 벗어나 목적이 없어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세팅해야 하는 시기를 살아가다 보니 하루 하루 술로 시간을 허비할 때도 많다. 실력도 아직 부족하고, 방향도 어디로 갈지 모르는 주니어는 참 어렵다.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과 오히려 무덤덤한 사람. 나는 그래도 아직은 생각이 많은 편을 택하고 싶다. 그런데, 이제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 생각이 많고, 이를 바탕으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만 많고 좌절하고, 우유부단하고, 스트레스 받는 성격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이렇게 조금씩 움직이다보면 나도 내가 바라보는 선배들처럼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겠지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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