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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준호 Feb 07. 2022

여의도 정치를 경험한 사회복지사

정책과 정치를 고민하면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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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정치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혹은 이번 대선이나 총선에서 각 후보들이 내놓는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라고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부터 먼저 고민해봐야 하지 않나 싶다. 정치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관심 없는 척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일 거다. 왜냐면 정치 이야기를 하면 곧 벌어질 싸움판을 마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치, 정책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1대 국회의원 비서로 2달간 일했던 시간이 있었다.

1. 장애인 단체에서 장애인 복지 정책에 대해 알아가다.


장애인 단체에 입사하고 나서 정책이란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장애인복지법에 의해 장애인 복지에 관한 정책을 펼쳐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복지법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그럼 장애인 복지법 안에 있는 내용을 새롭게 만들거나,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작업은 국회에 있는 국회의원들이 할 수 있다. 국회의원들이 발의하는 법과 정책에 대한 부분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련의 과정인 정치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장애인 복지를 한다는 것은 어떤 행위가 수반되어야 한다. 행위에 따르는 예산이 필요하다. 인건비, 사업비, 운영비, 각종 비용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예산 편성을 하는 것도 역시 관할 부서 및 지자체의 예산편성에 의해서 집행이 된다. 일반적으로 장애인단체이다 보니 관할 중앙부처가 보건복지부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장애인정책에 대한 부분을 귀 기울여야 하고, 내가 속한 기관이 있는 지자체의 장애인복지과의 정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정책의 기조에 따라서 예산이 편성되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에 발맞추어서 우리가 하려는 목적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22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애인 보건복지정책 안내 책자이다.

2. 정책 이야기는 되지만, 정치 이야기는 안된다?


우리에게 있어 '광화문 정치', '촛불 시위'는 어떻게 받아 드릴 수 있을까? 동북아시아 국가 중에 이렇게 정치에 대해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오로지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나라가 어디 있을까?라는 질문하고 싶다. 사회국가인 중국도, 자민당이 몇십 년을 해 먹고 있는 일본도, 그 외 주변 국가들을 보더라도 이렇게 정권이 교체되는 것에 대해서 국민의 목소리로 바뀌는 나라가 있을지 모르겠다.


나라가 위기에 순간에 빠지거나, 나라의 위정자들이 제대로 정사를 살피지 못하면 우리 국민들은 앞장서 나섰다. 역사가 그것을 반증하고 앞으로도 우리 국민들은 그렇게 후대에 좋은 DNA를 물려줄 것이다. 내가 앞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러한 정치에 대한 관심과 행동으로 옮기는 정치적 신념에 대해서 평상시에 이야기를 하면 싸움이 일어나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늘 드는 이유다.


하지만 정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생각보다 하나의 목소리로 합쳐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방법론적인 차이에 의해서 그것이 또 다른 정치적 견해 차이로 보일수 수 있다. 특히나 장애인정책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에 의한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협회가 주장하는 바이다.

우리 협회가 주최한 2019년 국회의사당에서 개최한 장애인 정책 콘퍼런스 현장이다.

3. 장애인의 정치세력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현재 21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있는 국민의 힘 '이종성' 국회의원은 우리 협회 사무총장 출신이다. 지난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로지 장애인 복지를 위해 헌신해 오신 분이다. 장애인 복지 이외에 사회의 약자를 위한 법률안을 꾸준히 발의하고 계시면서 2020년, 2021년 2년 연속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뽑은 국정감사 국리민복상(우수의원상)에 선정되었다.


앞서 말한 장애인 복지에 관한 법률을 만들거나 변경하는 경우, 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이 늘 반영되었다고 하지만 실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장애인에 의한, 장애인에 대한,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복지법을  새로이 만들고 시대에 맞는 법으로 개정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 협회 출신의 국회의원은 장애인 당사자를 위한 단체에서 배출한 만큼 장애인 당사자를 위한 법률안을 개정 및 제정을 하고 있다.


현재 국회의원 300명 중 장애인 당사자로서 국회의원은 5명 남짓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5,000만 명이고 250만 명 정도 장애인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의 5%가 장애인라면 그에 비슷한 4~5% 정도는 장애인 국회의원을 뽑아야 하지만 현재는 2%도 안 되는 숫자이다. 이 숫자를 계속해서 늘리기 위한 장애인의 정치 세력화는 끝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출처 - 국민의 힘 이종성 국회의원 공식 홈페이지

4. 장애인 생존권 확보를 위한 투쟁 결의 대회


2019년 11월 19일 국회의사당 앞 장애인 당사자 3만 명이 모였다. 우리 협회는 정부의 장애인복지 정책을 지적하며 정책의 재정비 촉구를 위한 장애인 생존권 투쟁 결의 대회를 진행했다. 이 당시 정말 매일 야근을 하면서 준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 협회의 목적은 '장애인 정치참여 보장', '장애인 권리보장 제정'에 대한 외침을 정치권에 전달하기 위해서 모든 임직원들이 함께 힘을 모았다.


전국 17개 시도협회와 230개 시군구지회에서 온 우리 협회 회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많은 정치권 인사들이 왔다. 하나같이 장애인복지 예산을 늘리고, 장애인이 보다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연설하였다. 주민센터나 구청에 가서 장애인의 목소리를 내면 바쁘다고 얼굴 하나 비치지 않는 높으신 분들이 이렇게 많은 장애인들이 모이니깐 하나둘 얼굴을 비추는 모습이 너무 야속하고 분하지만 어쩔 수 없다. 저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반영하고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해주기 때문이다.


종종 티비나 뉴스를 통해서 접하는 장애인단체의 극단적인 시위나 집회의 모습을 보면, 일반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생존권이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이슈를 만들어야 하고 때로는 자신들이 욕을 먹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연봉이 1억이 넘는데도 상여금을 더 달라고, 급여를 더 올려 달라고 요구하는 귀족 노조에서 행해지는 집회보단 훨씬 더 가치 있는 집회라고 생각한다.

2019년 11월 19일, 3만 명의 지체장애인들이 한 곳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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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로서 정책과 정치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기관 내에서 자신이 하는 프로그램과 사례관리만 잘하면 되는 것을 굳이 기관 너머의 일까지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답은 아주 간단하다.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한 정치참여이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예산을 들여다 보고, 집행되는 내역을 보면서 내가 힘들어 벌고 있는 세금의 사용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혹은 우리 이용객들에게 그 세금이 온전히 사회복지 현장으로 잘 스며 들어가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모든 과정이 정책과 정치참여 있다고 본다.


짧은 2개월간의 국회 보좌진으로서의 시간으로 내가 현실 정치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보조금으로 예산을 편성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우리 같은 장애인 단체의 경우는 지자체의 정책과 방향을 잘 읽어야 하는 것이 사회복지사로서의 능력과 역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현재는 내가 일하는 장애인 복지 정책과 관련된 부분만 볼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내 생활의 변화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른 정책들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따져 볼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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