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회 센바쓰 결승, 리세이샤 앞을 가로막은 오사카토인의 벽
2015년 7월 19일, 제97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 지방대회들이 막 시작됐을 무렵 오사카 마이시마 베이스볼 스타디움에는 1만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찼다. 일본 고교야구가 아무리 인기가 높다지만 지방대회 초전에 대관중이 몰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느닷없이 1만 명의 관중이 몰린 이유는 격전지 오사카에서도 2강으로 손꼽히는 막강 우승후보 오사카토인(大阪桐蔭)과 리세이샤(履正社)가 초전에서 맞붙었기 때문.
오사카대회는 규정상 시드 배정이 없다. 때문에 막강한 우승후보 2팀이 초전에서 붙을 수 있었던 것.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던 경기로 대규모 관중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에 당초 2500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큐호지록쿠치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시합은 수용인원 1만 명의 마이시마 베이스볼 스타디움으로 장소를 변경됐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구장으로는 문의전화가 끊임없이 쇄도했다. 수화기를 내려놓으면 곧바로 전화벨이 울리는 일이 경기 전일까지 계속됐다.
경기 당일 또한 두 팀 간의 맞대결은 4번째 경기로 진행됐음에도 오사카 토인과 리세이샤를 보러 온 관중들이 2번째 경기 도중에 관중석을 가득 채우며 마이시마 베이스볼 스타디움은 일찌감치 초만원 사례를 이뤘다. 내야 석이 모두 들어차 더 이상의 관중 수용이 불가능하자 결국 구장은 평소 개방하지 않던 외야석까지 개방해 1만 3천여 명의 관중을 받아야만 했다.
여름 고시엔 무대를 노리는 전국 3900여 개의 학교의 초전 중 가장 격전이 예상됐던 이 경기는 현재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오사카토인 OB 4명을 마이시마를 직접 찾게 만들기도 했다. 2012년 봄-여름 고시엔 연패를 이룬 주역 후지나미 신타로(藤浪 晋太郎/한신), 모리 토모야(森 友哉/세이부)를 비롯해 나카무라 타케야(中村 剛也/세이부), 아사무라 히데토(浅村 栄斗/세이부) 구장을 직접 찾아 후배들에게 기운을 불어넣었다. 이날 리세이샤와 오사카토인의 대결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전국고교야구선수권 지방대회의 경기를 넘어서고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웃은 쪽은 오사카토인이었다. PL학원이 이탈한 현재 두 팀이 오사카 2강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여름 고시엔으로 가는 길목에서 맞붙어 웃는 쪽은 언제나 오사카토인 이었다. 당시 오사카토인은 격전지 오사카에서 사상 2번째로 대회 3연패를 기록중이었, 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고시엔 진출을 노리고 있었다. (이후 오사카토인은 카이세이학원에 패해 대회 4연패에 실패한다.) 반면 리세이샤는 오사카토인이 3년 연속 고시엔에 진출하는 동안 오사카토인과의 결승에서 2차례, 준결승에서 1차례 직접 맞붙어 패하며 번번이 왕자의 벽에 가로막혀 야만 했다.
그러나 현재의 3학년이 이끄는 팀으로 리세이샤는 지난해 가을 추계 킨키지구 고교야구대회 오사카예선 준결승에서 7-4로 오사카토인을 제압한 경험이 있다. 반면 오사카토인은 킨키지구대회 준결승에서 고베국제대학부속(神戸国際大附)에 덜미를 잡히며 이번 센바쓰무대에 오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리세이샤가 에이스 타케다 유우(竹田 祐)와 간사이 No.1 타자 야스다 히사노리(安田 尚憲)를 앞세워 지난해 가을 메이지진구대회를 제패하고 메이지진구 시드로 센바쓰에 진출하게 되면서 같은 오사카 지역의 오사카토인에게 1개의 시드가 돌아갔다. 아이러니하게도 오사카토인과 센바쓰 무대에서 맞붙게 된 운명의 장난 같은 배경에는 리세이샤가 있었다.
리세이샤 선수들은 이번만큼은 오사카토인에게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중심타자 야스다는 "여기까지 온 이상 일본 제일 밖에 없다"라며 "오사카토인과의 대결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여름에도 남아 있는 만큼 반드시 승리해서 오사카토인에게 불쾌한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에이스 타케다 유우는 시립 츠쿠레(市立呉)와의 경기에서 1-0 완봉승을 거뒀고 준준결승 모리오카대부속(盛岡大附)과의 경기에서는 6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는 등 기세가 올라와 있다.
사상 첫 고시엔 결승 오사카 대결에서 왕자의 벽을 넘어서려는 리세이샤의 결승은 오늘(4/1) 12시 30분이다.
사상 4번째 메이지진구 - 센바쓰 연패 노리는 리세이샤
리세이샤는 오사카토인을 넘어 사상 4번째 메이지진구 - 센바쓰 연패를 노린다. 만약 리세이샤가 우승하게 된다면 각 지구 우승팀이 메이지진구대회에 출전하게 된 이후(1996년)로는 사상 3번째 메이지진구 시드가 생긴 이후(2003년)로는 사상 첫 메이지진구 - 센바쓰 연패를 하게 된다.
(우승년도 학교명 – 센바쓰 성적)
2016년 履正社 (리세이샤) - ?
2015년 高松商 (다카마츠상업) - 준우승
2014년 仙台育英(센다이이쿠이에) - 2회전
2013년 沖縄尚学(오키나와쇼학) - 베스트8
2012년 仙台育英(센다이이쿠에이) - 베스트8
2011년 光星学院(코세이학원) - 준우승
2010년 日大三(니치다이산) - 베스트4
2009년 大垣日大(오가키니혼) - 베스트4
2008년 慶應義塾(게이오기주쿠) - 1회전
2007년 常葉菊川(토코하키쿠가와) - 3회전
2006년 高知(고치) - 1회전
2005년 駒大苫小牧(코다이도마코마이) - 출장사퇴
2004년 柳ヶ浦(유나기구라) - 1회전
2003년 愛工大名電(아이코다이메이덴) - 준우승
2002년 中京(추쿄) 3회전- 3回戦
2001년 報徳学園(호토쿠학원) - 우승
2002년 東福岡(히가시후쿠오카) - 베스트8
1999년 四日市工(요카이치공업) - 2회전
1998년 日南学園(니치난학원) - 베스트8
1997년 横浜(요코하마) - 우승
1996년 上宮(우에노미야) - 베스트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