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번 아마존에 전자책을 내보겠습니다.

[프롤로그] 전자책을 선택한 이유

by 육십사 메가헤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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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뻑. 끔뻑.


2개의 눈동자가 모니터 화면을 바라본다.

어느 출판사에 투고해야 하지? 투고하면 연락이 올까?

늘 그렇듯 알 수 없는 미래를 새로 맞춘 안경을 쓴 것처럼 선명하게 바라보고 싶었다.


브런치 스토리와 밀리로드에 쌓아둔 200여 개의 글. 비록 그 글들이 단단한 알을 깨고 이제야 막 세상으로 나온 서툰 글일지라도 피드백을 받고, 수정을 하고, 멋진 책으로 세상에 내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구독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공모전에서 상을 받은 것도 아니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온 적도 없다. 나에게 있는 유일한 자신감은 Daum과 브런치 메인에 내 글이 여러 번 올랐다는 점. 오직 그 하나였다.


불안한 듯 손톱을 만지작거리며 모니터에 떠오른 출판사 이름을 살펴본다. 제목을 보고, 소개 글을 읽으며 나에게 어울리는 곳이 있을지 둘러본다. 보면 볼수록 머릿속은 더 뿌옇게 변한다. 누군가는 출판된 책의 제목만 봐도 나와 결이 맞는 출판사인지 알 수 있다던데, 그것은 그 사람의 초능력인가 싶기도 하다. 나에게는 나와 잘 맞는 출판사를 찾는 초능력은 없었다. 아무런 느낌도,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어떤 이는 말한다. 포기하지 말고, 50개든 100개든 여러 출판사에 문을 두들겨보라고. 또 다른 이는 나와 결이 맞는 곳을 신중하게 찾아 넣어보라고 말한다. 과연 정답이 있기는 한 걸까? 그렇다고 지금처럼 눈만 껌뻑이며 고민만 하는 것도 옳은 방법은 아니다. 일단 움직여보자는 생각에 출판사 한 군데를 결정하고, 간단한 소개와 글이 묶인 파일을 메일로 보냈다. 해맑고 설레게 말이다. 이제야 깨달은 것이지만 계획서조차 첨부되지 않은 메일을 받은 출판사 담당자분은 얼마나 당황스러우셨을까, 불현듯 미안한 생각이 든다.


기다림도 잠시, 답장에 자신이 없던 나는 위로 차원에서 일지, 미친 생각일지 모를,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이렇게 한숨만 쉬고 있을게 아니라 내가 직접 발행해 볼까?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알 수 없지만 최면에 걸린 듯 어느 순간 전자책 플랫폼을 살펴보고 있었다. 부크크, 크몽, 유페이퍼 등 처음 듣는 플랫폼의 이름이 알고리듬에 따라 눈앞에 떠올랐다. 직접 제작된 책들을 둘러보니 눈이 반짝이고 설렌다. 머리 위로 떠오른 상상구름 속에는 이미 완성된 내 책이 플랫폼에 진열되어 있다.


좋아. 전자책을 직접 발행해 보자!

이 세상 80억 명 가운데 내 글을 좋아해 주는 사람 한 명은 있지 않겠어? 그 한 명을 위해 내가 책을 직접 내보겠어!


사실 내가 전자책을 내겠다는 당돌한 행동은 용기였다기보다 간절함이었다.

아이들 케어와 남편 근무 시간으로 인해 밖에 나가 일을 할 수 없었다. 집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니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일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아니, 해야만 했다. 가족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여기 글 쓰는 사람 있어요! 제 글 좀 봐주세요.' 마음으로만 외쳐서는 안 됐다.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됐다. 내가 직접 크게 외치며 찾아 나서야 했다. 이제는.

그 마음 하나가 날 일으켰다.


심호흡을 하고, 하나의 플랫폼을 골라 호기롭게 회원가입을 시작했다.



그런데,
뭐... 뭐라고?!
회원가입이 안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