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 맞는 기회를 찾아 나섰다
뭐...?
뭐라고?!
회원가입이 안된다고???
용기일지, 미친 생각일지 아니면 간절함일지, 그 모든 게 뒤섞여 시작한 전자책 제작.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회원가입이 안된다.
[한국 핸드폰 번호 입력 -> 인증번호 보내기] 뉴질랜드에서 뉴질랜드 핸드폰 번호를 사용하는 나에게 인증번호가 올 리 없다. 그렇다면 뉴질랜드 번호는 가능할까?
[뉴질랜드 핸드폰 번호 입력 -> 인증번호 보내기] 정확한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라는 창이 뜬다. 뉴질랜드 번호가 인식될 리 없다.
첫 시작부터 아니, 시작도 하기 전부터 막혔다. 고구마를 두 입, 세 입 급하게 베어 먹은 듯 속도 같이 막혀왔다.
키보드 위에 두 손을 가지런히 올린 채 멈췄다. 아무 생각 없이 얼음처럼 굳어있는 나를 '땡!' 쳐준 것은 아랫배 깊은 곳 어딘가에서부터 나온 '날숨'이었다. 손가락만 까딱까딱 움직여 다른 플랫폼을 화면에 띄워본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번호를 입력해 보지만 마찬가지다. 한국 플랫폼 로그인은 되지 않았다.
어떻게 하지...
사실 고민을 하면서도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나는 뉴질랜드에 살고 있으며 현재 한국 플랫폼은 가입 불가,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으니 정답은 하나, 해외 플랫폼으로 가는 것이다. 물론 한국 플랫폼이 익숙하지만 말이다.
시작단계로 되돌아가 해외 플랫폼 서칭을 시작한다.
<해외 전자책 플랫폼 TOP 5>
1위. Amazon Kindle/ Amazon 세계 최대 전자책 시장점유율, 방대한 콘텐츠, Kindle 기기 연동
2위. Apple Books/ Apple iOS 생태계 강력 장악, 직관적인 UX, 품질 높은 콘텐츠
3위. Kobo/ Rakuten Kobo 전자책 구독 모델 강점, 전 세계 유통 네트워크, EPUB 지원
4위. Google Play Books/ Google 플랫폼 접근성 높음, Android 기반 사용자층 확보
5위. Barnes & Noble Nook/ Barnes & Noble 북미 시장에서 전통적 신뢰 브랜드, 오프라인 서점 연계
1위... 아마존 킨들? 그럼... 세계 최대 전자책 시장으로 가볼까?
아마존을 자주 이용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곳은 해외 전자책 시장 1위였고, 어차피 모든 걸 새로 시작해야 한다면 최대 시장에서 시작하자는 것이 나의 결정이었다.
환경에 맞는 기회를 찾아 나섰다.
많은 이들이 가는 길에는 그만큼의 정보가 있고, 그 길을 따라가면 나도 정답을 향해 가고 있다는 편안한 마음 같은 것이 있었다. 갈림길을 만나도 나의 주관적인 의견보다 다수의 결정인 '안심'을 따라 걸었다. 긴 고민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안심'되는 그 길이 내 앞에서 막혔다. 내 환경에 맞는 나의 길을 선택해야 했다. 사실 한국에 연락해 번호를 오픈한다던가, 가능한 다른 플랫폼을 찾는 길도 있었다. 좁지만 그 길을 지나면 다른 이들이 가는 '안심' 길과 합쳐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큰길로 따라갈까? 내 길로.. 갈까?
'49:51', 다른 길로 가는 선택 앞에서 자신감 있게 발을 내딛지 못하고 머뭇거린다는 것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뜻이었다. 다들 빠르고 좋은 길로 가는 것처럼 보였다. 고개를 돌려 내 눈앞의 길을 바라봤다. 내가 가야 하는 그 길은 앞서간 사람의 발자국도 보이지 않았고, 다듬어지지 않은 좁고 울퉁불퉁한 길이었다. 낯설고 어려워 보였다.
잠시 시간을 두고 결심한다. 혼자 걷다 눈물이 나는 일이 생긴다 해도 이번에는 내가 고른 길로 가보자고.
간절함에서 시작된 다짐은 모험일지 기회일지 모를 그 낯선 길로 나를 잡아당겼다. 지금은 자신 없지만 그래도 언젠가 내 뒤를 따라올지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울퉁불퉁한 길을 조금 더 평편해지도록 꾹꾹 눌러가며 걸어가 보기로 했다.
아마존 회원가입을 마쳤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