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낯선 곳에서도 꽃은 피어난다

아마존에 영어/한글 이중언어(바이링구얼) 책을 출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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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Wherever I am, I still bloom/ 낯선 곳에서도 꽃은 피어난다]라는 책을 아마존에서 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그 책을 쓰신 '육십사 메가헤르츠'님을 만나 봅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육십사 메가헤르츠입니다.

제 작가명의 숫자 '64'는 뉴질랜드 번호이고, '메가헤르츠'는 주파수를 뜻하는데요. '뉴질랜드에서 글을 적어 세상에 전송한다.'라는 의미로 만든 이름입니다. 책이 아마존에 출간될수록 이름대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Q. 이번 책은 감정을 담은 에세이라고 들었어요. 어떤 내용의 책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A. 이민을 직접 경험하면서 이렇게도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어요. 그러다 3개월이 지나면서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가셨고 그때부터 현실에 부딪치게 됐습니다. 아이들 육아, 언어 문제, 낯선 지역, 반대쪽 운전, 다른 문화. 그 모든 것을 겪으면서 우울감, 슬픔, 외로움, 공허함 등이 느껴지더라고요. 밝았던 성격도 소극적으로 변해 갔어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족들 모두 적응하느라 돌아갈 수는 없었어요. 그렇게 참기만 하다 보니 몸이 아프기 시작했고, 병원을 핑계로 한국을 다녀왔어요.


엄마 밥 먹고 가족, 친구들 만나니까 다시 힘이 생기더라고요. 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느낌이었지만 아이들은 조금씩 커갔고, 저도 적응해 갔습니다. 5년 정도 지나니 해외의 일상에서 친근감, 편안함, 소속감 등의 감정이 느껴졌어요.


7년이 넘어가면서는 저의 경력도 생기고, 엄마가 아닌 나 자신으로서의 꿈이 생겼어요. 그러면서 일상에서의 감정이 자신감, 행복함, 기대감 등으로 바뀌었어요. 지금은 작가이자 아마존 출간을 도와주는 디렉터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의 감정을 담아서 쓴 책이에요. 아마 낯선 곳에서 시작하는 분들은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는 에세이입니다.



Q. 총 3개의 챕터 안에 30개의 감정을 담으셨더라고요. 가장 소개하고 싶은 챕터나 감정이 있을까요?


챕터 1은 꽃(나)의 씨앗이 뿌리내리는 시기로 힘들었던 순간들을 담았고, 챕터 2는 싹 틔우는 시기로 적응하는 순간들, 마지막 챕터 3은 꽃피우는 시기예요.


소개하고 싶은 글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챕터 1에 있는 [5화, 그리움]이에요.


'... 중략.....


병원을 계속 찾아오는 나에게 GP가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이곳에 가족이나 친구가 있으세요? 아이를 잠시 맡길 수 있는 분이라도...


순간, 쌓여 있던 눈물이 왈칵 터져 나왔다.


아니요. 여기... 아무도... 없어요.


낯선 진료실 한가운데서, 나의 그리움은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감정이었다.'


이날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라요. 마치 버튼을 누른 것처럼 눈물이 터져 나왔죠. 참을 수 없겠더라고요. 밖으로 나와서도 차 안에 앉아 한참을 울었어요. 아마도 그 당시 다양한 감정이 섞였겠지만 그리움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다른 하나는 마지막 [30화, 꽃을 피울 너에게]입니다.


'... 중략...


나는 그들과 생김새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자라온 문화가 달랐다.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 같아 한참을 움츠려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내 모습을 다시 바라보니

나는 '나만의 꽃'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어디에 있어도, 남들과 달라도 나는 여전히 '꽃'이었다. '


결국은 이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나만의 꽃이다. 시간이 달라도, 장소가 달라도 언젠가 꽃은 피어난다. 는 것을요.



Q. 이번 책은 다른 책들과 달리 언어가 다른 2권을 출간하셨어요. 영어 1권, 영어/한글 이중언어 1권, 이렇게 출간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현재 아마존은 한글 지원을 하지 않습니다.

한글로 된 멋진 소설과 에세이, 시나리오, 가사 등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아서 한글 지원이 되길 바랐어요. 그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아마존에 메일도 보냈는데 답변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어디까지 한글 지원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싶었어요. 한글로만 출간하는 것이 안 된다면 한글과 영어의 이중언어는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일부로 글의 호흡을 짧게 해서 페이지마다 감정을 넣어 봤어요.


결론적으로는 한글+영어 책은 제작이 가능했습니다.

그 대신 포맷 형식이 Reflowable(흐르듯 자유롭게 보이는 파일)이 아닌 Fixed Layer(사진처럼 고정되는 파일)로만 업로드해야 했어요. 아마존 내에 적용하는 프로모션도 각각 달랐고요. 그 차이와 가능성을 보기 위해 이중언어 작업을 해 봤습니다.



Q. 다르게 제작된 두 권의 판매량이 궁금합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은 한국 분들이 영어로 해야 할지, 이중언어로 할지 알고 싶으실 것 같아요.


먼저 내가 어떤 주제로 글을 쓸지, 독자를 누구로 생각할지 등 글 기획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 같아요.

제 책의 독자는 이민이나 이사 등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사람들입니다. 영어를 사용하지만 어려울 수도 있고, 인종이 다양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짧게 2개의 언어를 사용했습니다. 현재는 이중언어의 책 판매량이 조금 더 높습니다.


출간하려는 책이 그림책이나 교재 등 그림 위주의 책이라면 이중언어로 제작하는 것은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한글을 배우고 싶어하는 외국인 수도 점점 늘어나고, 외국에 사는 한국인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에세이나 소설, 시나리오 등 긴 글은 영어로 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중 언어로 끊어서 제작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읽는 분들도 중간에 끊기면 집중이 어려우니까요.



Q. 이 책을 외국에서 외롭고 힘들어하는 분들께 보내드린다는 얘기가 있어요. 그런 분들과 어떻게 연결돼서 어떻게 보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이 책은 분명한 역할이 있습니다.

낯선 곳에서 두려움과 외로움을 느끼시는 분들께 지금은 힘들지만 결국에는 괜찮아질 것이고, 이 힘든 과정을 통해 더 멋진 미래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알려주는 일이요. 그래서 책 제목도 [Wherever I am, I still bloom/ 낯선 곳에서도 꽃은 피어난다]라고 지은 거예요.


저는 스레드에 저의 일상이나 책에 관한 내용 등을 적고 있는데 그런 분들을 가끔 만나요. 외국에서 워킹홀리데이나 이민 등으로 우울하고 외롭다는 분들이요. 저는 그 감정을 느껴 봤고, 위로를 해 줄 이 있으니 그분들께 응원의 차원에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책 판매처가 아마존이라서 전 세계 다양한 나라들로부터 주문이 가능하잖아요. 그분들의 주소를 받아서 보내드렸어요. 가끔 중간에 연결이 끊기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걱정도 되고, 안타깝기도 하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저는 지극히 평범한 40대 아줌마입니다.

낯선 곳으로 이사하면서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과 낯선 문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한동안은 어둡고 캄캄한 곳에 주저앉아 웅크리고 있었죠. 그렇게 있다 보니 이곳의 공기, 사람, 음식 등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다시 일어나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도 일어섰고, 파트타임을 시작으로 사회에 나갔습니다. 풀타임을 지나 지금은 책을 쓰며 누군가를 도와주고 있죠.


누구나 일어날 수 있다고, 결국엔 당신만의 꽃을 피울 수 있다고, 그러니 용기 내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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