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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pr 21. 2024

엄마랑 말 안 함

짜증과 위로

"엄마한테 짜증을 내고 나서 위로를 은근히 바라는 걸 보면 저는 그냥 애인가 봐요."

중학생의 고민이다.

짜증을 내면서 위로를 바라는 것이 괜찮을까.

돌아보고 살펴서 고칠 순간이다.

(4월 2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솔직히 요즘 들어 심하게 짜증을 내고 있다.

엄마도 "니 싸가지 많이 없어진 거 알제?"라고 하신다.

엄마랑 모든 이야기를 다 했었다.

그런데 짜증이 나면 엄마랑 말을 안 한다.


수행 준비를 할 때 엄마한테 말해야 할 것만 같다.

그냥 해도 되는데 엄마한테 말을 안 하면 부정행위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나를 보면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아이인가 보다.

지금도 엄마한테 짜증 내고 방 안에 들어와 위로받기를 바라고 있다.


사연자는 사춘기 증상을 겪고 있다.

굳이 증상이라고 한 이유는 바람직하지 못해서다.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면 당연히 저항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사연자는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전혀 모르고 있다.


몸이 커지는데 마음은 그대로일까.

당연히 눈의 높이도 달라지고 세상을 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긴다.

그런데 마음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사연자가 짜증을 많이 내게 된 이유도 자신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해서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사연자가 자신의 의존성을 자각했다는 점이다.

짜증을 내고 나서도 엄마한테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 모습이 의존적인 어린아이의 모습이라 자각하면서 자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자책이 아니라 성찰할 일이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문제의식이 생기는 현상이다.

사춘기란 시각이 달라지는 시기다.

사연자는 사춘기에 있으면서 사춘기임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이럴 때 이혜로운 안내가 필요하다.



반성은 자책과 다르다.

비난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먼저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 해야 한다.

모순은 있는 그대로 볼 때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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