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온 여름의 우리

초여름, 그 시작에 선 우리이기에

by 천곰

이른 더위와 습도가 덮쳐온 날, 그 감정의 태풍도 우리를 덮쳐왔다.

나는 너를 이해하지 못하였고, 너는 나를 바라보지 않으려 했다.

나는 너의 쏟아냄에 익숙하다고 자신하였는데

이번에는 금이 간 유리창이 산들바람에 바스러지듯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깨져버린 나는 너에게 날카로운 조각들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그 조각들은 너의 마음을 깊이 베는 것을 넘어 가슴에 알알이 박혀나갔다.

나는 박혀나가는 조각을 바라보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였지만

뒤편에선 네가 나를 떠나가지 않기를 바라왔다.


우리의 봄이 지나치게 화사했던 만큼

찾아온 여름은 지나치게 뜨거워 서로를 태워가고 있었다.

서로를 태워가는 과정에서 한 허물이 벗겨지고

조금은 검지만 건강을 상징하는 그런 모습이 되어가리라 조용한 기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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