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운명이 우산인 듯
당신의 눈빛은 젖은 땅을 닮았습니다
말보다 먼저 건너온 그 빛
묘하게 익은 온도를 품고 있습니다
눈빛이 눈빛에 닿을 때마다
공기가 미세하게 흔들립니다
그 울림에 속아서 한 번
그 떨림에 취해서 한 번
손끝이 닿는 순간
감각은 정지하고
시간은 얇게 접혀 버렸습니다
전율이라 하기엔 부드럽고
기억이라 하기엔 생생한
찰나의 착각이었을까요
나를 비추는 거울이었을까요
한참이 지나도
그때의 공기가 남습니다
이게 사랑의 예고였는지
그저 마음의 굴절이었는지
그날의 온도를 생각하면
숨이 고이고
세상이 잠시 멈춘 듯합니다
뉴욕일보 칼럼니스트 작가 송지
https://m.newyorkilbo.com/44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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