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말고 mgram
문득, 메일함에 안 읽은 메일이 있어 메일함을 들어갔다가 mgram에서 보내온 메일을 보게 되었다. 마지막 검사로부터 '42개월'이 지나서 성격이 바뀌었을 수 있으니 검사를 다시 받아보는 것을 추천하는 메일이었다.
정확히는 2018년에 우연히 알게 되어서 친구들과 재미로 해봤던 것이 거의 5년이란 세월이 흘러있었다. 그때도 MBTI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트렌드로 자리 잡은 시기는 아니었다. MBTI가 4가지의 성향을 알려준다면, mgram은 8가지의 내 고유한 성격을 알려 주는데 MBTI 보다 더 디테일하다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래서 내 성격이 변했을 수 있다는 문구에 혹해서 다시 해본 mgram의 결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저장되어 있던 5년 전의 성격과 지금의 성격을 비교해보니 2개가 일치할 뿐 6개는 다른 성격으로 나타났다. 8가지 성격을 토대로 '운명적인 사람과 만날 수 있는 확률'도 계산해주는데, 그런 상대가 존재할 확률은 0.0028%라고 한다...
모나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하는 편이지만, 천성은 어찌하지 못하는 듯하다. 검사에 응시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나와 비슷한 성격 유형의 사람이 0.0028% 라고 가정해 볼 수 있었다. 좋게 생각해보면 그만큼 특별한 성격을 가졌다고 위안을 삼아 본다. 그리고 이미 결혼을 해서 확률이 높던 낮던 상관은 없다!
달라진 6가지 성격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내린 결론은 어이없게도 '난 달라진 게 없다.'였다. 성격을 하나씩 보면서 생각해 볼수록 내가 달라진 건 성격이 아니라 나를 향한 '애매모호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5년 전에 내가 나를 평가할 때보다 현재의 내가 나를 평가할 때 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5년 전에 비해서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향이라는 것에 대해서 나 스스로가 알게 모르게 정리해 놓은 것들이 내 안에 쌓여있었다. 지문을 선택할 때도 5년 전 보다 확실히 한쪽으로 치우쳐진 선택이 많았다고 느꼈다.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니다'라고 확실하게 선택할 수 있는 지문들이 많아졌다. 비록 성격의 이름은 달라졌지만, 면밀히 따지고 보면 예를 들어 '보수적인편 -> 보수적'과 같이 성격이 더 확고해진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어렴풋이 짐작은 했지만, 내 주관이 더욱 확고해지고 뚜렷해졌다는 게 검사에서 명확히 보이는 게 신기했다. 역시 뭐든지 나에 대해 기록해두면 현재의 성장과 변화를 관찰하는 재미가 참 쏠쏠하다. 브런치의 글들도 훗날 꺼내보면 새로운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