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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마 Feb 01. 2024

영국디자인유학, 이제 계획표를 짜볼 시간

대략적인 타임라인 짜는 방법. 첫 달에 할 일은?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역시나 이 모든 것들은 개인적 경험이라는 것을 먼저 알리고 싶다.


 그리고 나의 궁극적인 목적은, 최대한 효율적인 시간 분배 안에서 심신의 건강을 잘 유지한 채로 골인 지점인 제출까지 성공적으로 항해하는 것임을 또한 분명히 하고자 한다. 단순히 '나를 몰아쳐라', '그렇게 누어서 잘 시간이 어딨냐' 같은 하드 한 어조뿐만은 아니라는 점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다.


 왜냐하면 무엇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모든 일들이 그러하듯 행하는자의 열심히 행동해야 함을 수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일단 이 일련의 과정들이 사실 1년 정도 혹은 그 이상의 장기전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대체적으로) 예민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모든 디자인/예술 지망생들의 멘털을 잘 지켜내 가며 확실한 제출지점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는 것이 나는 최우선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본격적으로 준비에 들어가기 전, 우선은 잊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의 인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저 우리는 지금 도전의 한 길목에 서있을 뿐, 설사 실패한다고 해서 당신의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님을 잊지 않고 차근차근 나아가자. 그저 지금은 인생의 한 과정 안에 있을 뿐이고, 우리 모두의 삶 역시 그러하다. 우린 모두 다 충분히 괜찮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당신의 안정적인 바운더리를 벗어나 커다란 도전을 계획하고 있는, 모든 이 용기 있는 순간들은 든든히 응원받고 지지받아야 마땅하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자, 이제 무엇을 해보면 될까.


 당신이 학원을 등록했다면 학원 선생님의 말을 듣고 따르면 될 것이고, 당신이 혼자 준비하기로 결심했다면 스스로가 선생님이자, 상사이자, 윗사람이 되어 나 자신을 잘 다스리고 컨트롤해야 할 것이다. 나는 이번 여정을 나 스스로 준비했기에 혼자 준비하는 사람들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한다. 내가 온몸으로 부딪혔던 이 경험들이, 혹시 나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준비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적은 타임라인이다. 계획은 변수를 고려하여 여유롭게, 그리고 조금 넉넉하게 세우자.



1. 내게 남은 시간 확인하기


 가장 첫 번째로 하는 것은 내게 남은 시간의 타임 블록을 파악하는 데 있다. 만약 당신이 나와 같이 석사를 준비한다면 우리는 총 프로젝트 4개가 필요한 셈이다.


(1) 가장 공들인 프로젝트 (+책, 그림 등 참고 자료를 많이 활용한 프로젝트) 1개, 총 6 착장

(2) 미니 프로젝트 3개, 각각 2~3 착장 이상


 우선 영국패션(예술) 유학 석사에 경우 보통 첫 모집 마감일이 1월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늦어도 10월 말 이내 에는 여권, 이력서, 자소서, 학업계획서 등의 서류 준비를 하여 12월 초 에는 1차 접수를 반드시 해야 하고, 내년 1월에 마지막으로 포트폴리오+비디오 태스크를 내야 서류가 끝났다고 할 수 있다.


 보통 해당 학과 홈페이지에 가면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는데, 1차 모집기간이 있고 3~4월에 2차 모집기간이 있다. 그러나 인기 있는 학과들은 1차에 많이 마감이 되기도 하고, 이후 요구하는 영어점수 달성 및 비자신청 시에도 시간이 필요하므로 무조건적으로 지원은 1월에 끝나야 안정적임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3~4월이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1차가 훨씬 더 유리할 뿐.


 학원마다 필요한 개월이 다르다고 할 거겠지만, 필요한 기간은 최대 1년, 최소 6개월이다. 사실 생각해 보면 1년 정도는 잡고 준비하는 게 심신이 평화롭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나는 7개월 정도 준비를 했었는데, 막판에 가서는 시간이 촉박해 디자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생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패션은 어차피 시간 싸움이고, 늘 마감에 쫓기는 업종이므로 아쉬운 부분이라는 것은 1년 반을 주어도 똑같을 거라는 것을 잊지 말자. 인간은 늘 아쉽다. 그러니 언제 시작하든 그것을 후회하지 말자. 지금 마음먹은 바로 오늘부터로 의 준비가 가장 빠른 방법이다.



대략 나의 7~8개월의 타임라인. 12월 첫쨰주까지 하여 작업을 마무리하였으니 대략 7개월 정도 만들었다.


 위에 사진이 대략적인 나의 타임라인이었다.


 작은 프로젝트 3개에 큰 프로젝트 1개이므로 작은 건 1달, 큰 건 2~3달 정도의 시간을 분배한 셈이다.

 사실 나는 24년 지원을 목표로 했고, 또 사정상 6월부터 시작이 가능했던 더라 7개월 정도밖에 쓰지 않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1달씩 더 줬으면 조금 더 여유 있고, 깊이 있는 디자인 고민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조금 아쉬웠다. 즉, 추천하는 시간 분배는 작은 건 2달 , 큰 건 3~4 달이라고 생각한다. 종합해 보면 넉넉히 1년 정도가 가장 이상적인 시간이 아닐까 싶다.


 어느 작업이 다 그러하듯 내 셈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예상치 못한 변수들은 늘 존재하니, 약간의 변수를 고려한 여유를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위 타임라인을 보면 프로젝트 사이사이 겹치는 기간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나처럼 6~7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면, 개인적으로 아래와 같은 타임라인을 추천한다.

(그러나 타이트한 시간표일 것이다. 이 타임라인을 따른다면 질질 끌어 가는 시간이 많지 않고, 빠르게 마무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주된 목표가 될 것 같다.)


첫째 주,  주제 찾기-디자인 구상 시작

         / 샘플, 패턴실 맡길 디자인, 착장 선택

         / 도식화 완료 -> 맡기기 (금요일 상담가야함)

         / 주말 조금 쉬면서 + 내가 맡길 옷들 구상 마무리, 내가 만들 옷들 작업 시작

둘째 주, 원단 부자재 모두 전달 완료 -> 작업 시작

         /내 몫의 작업 패턴, 재단 완료

셋쨰 주,  내 몫의 작업들 봉재 완료 마무리

          /맡긴 옷들 픽업

넷째 주, 샘플실에서 만든 옷들 + 내가 만든 옷 모두 바디에 입혀보며 밸런스 맞추기

          /수정, 보완, 마무리


*이 과정 중 생각의 흐름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사진들을 컴퓨터 포폴 페이지에 올려두자!



 디자이너는 옷을 직접 만드는 사람이 아니기에, 샘플실에 맡기는 건 아무런 흠이 되지 않음을 기억하자. 게다가 아무리 못해도 25벌 정도의 스타일을(대락 12 착장의 경우, 하나당 2 스타일이라고 가장했을 때) 반년 안에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 때문이라도 일정 부분은 맡기고 일정 부분은 내가 진행하는 것이 시간적, 경제적인 측면에서 권장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타임라인은 사실 디자인적 고민을 깊게 하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혹시 디자인 분야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되도록이면 충분히 고민을 할 수 있는 타임라인으로 진행하기를 권장한다.   





2. 필요 업체를 찾아보자


 아까 언급한 사항이지만 우리는 시간이 없고, 일을 하면서도 어차피 옷은 내가 만들지 않는다. 나는 디자이너니까. 즉,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패턴/샘플실에 옷을 맡기는 것은 괜찮은 일이다. 한국 학교에서는 대체적으로 그러한 과정을 터부시 하는데 사실 생각해 보면 오히려 옷을 맡겨보는 것이야 말로 미래를 위해서는 더 좋은 경험이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어차피 일하면서도 똑같으니까 말이다. 디자이너의 주요 일 중 하나는 샘플/패턴실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며 소통하는 것이다. 앞으로 진행될 최소 반년정도의 작업 기간 동안 믿고 맡길 수 있는 업체를 찾는 것이 원활한 진행에 첫걸음이다. 게다가 만드는 것이 한두 푼 드는 것도 아닌 데다가, 어느 한 업체가 익숙해지면 내가 원하고자 바를 어느덧 정확히 캐치해 주신다. 작업 시간이 빨라지는 것이다.


  혹시 이 모든 것들에 죄책감을 느끼시는 학생 분이 있다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예술적인 디자인을 샘플실, 패턴실에 맡기는 것 역시 아주 힘든 일이니까..(ㅠㅠ) 우선 패턴 샘플실에 내 옷을 맡기기까지 도식화라는 설계도를 주는 작업이 필요한데, 구체적인 마감 방법이나 수치, 거기다가 도식화 제작도 해야 하니 작업 시간이 꽤 걸린다. 게다가 아무래도 아트 학과의 옷이기 때문에 팔리는 옷보다는 당연히 만드는데 더 복잡하고 많은 공정을 요구한다. 심지어 너무 복잡하면 마지막 구원처럼 찾아간 샘플실에도 퇴짜를 맞기 십상이니, 아마 못한다며 손사래를 치는 실장님을 앞에 두고 울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걱정하지 말자, 그러면 광목으로 가봉을 하거나 패턴을 떠서 전달드리면 된다! 슬프지만 내 경험담이다.

어려운 스타일들을 받아주신 실장님께 늘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나는 멘땅에 헤딩하는 성격이기에 무조건 네이버에 검색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졸업 작품 의상 제작'을 검색한 후 뜨는 서울 동대문 근방 업체 중 느낌이 좋은 10곳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돌아다녔다. 혹시 예시가 될까 내가 찾아봤던 네이버 카페 중 하나를 공유한다. 나는 부딪혀가며 배우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방법, 혹은 이 카페가 가장 효율적이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다만 하나의 예시로써, 전화를 걸어 문의해 볼 수 있는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샘플, 봉제실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네이버 카페, '봉제네'

봉제네(한국봉제공장) : 네이버 카페 (naver.com)


 그리고 샘플, 패턴실마다 디자인별로 다른 단가를 요구하니 초반에 많이 돌아다녀보고 합리적인 곳을 선정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업체를 돌아다녀보면 가끔 말이나 행동이 거칠게 느낄 수 있는 곳도 종종 있지만, 그냥 그 곤조가 득한 말에도 (대체적으로) 정이 묻어있는 곳도 많다. 이러나저러나 도착한 그곳에 왠지 마음이 간다면, 바로 거기가 당신의 샘플/패턴실이다.



3. 그리고 마지막, 첫 달에 꼭 해야 할 일 = 주제정하기.


 쓰다 보니 사정없이 길어져서 가독성을 위해 주제 이야기는 다음 화에 해볼까 한다. 작게나마 내 글이 누군가에게 등불이 되기를. 그리고 말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얼마나 이 모든 도전들이 불안하고 걱정이 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걸까 겁이 나는지를 알고 있다, 다름 아닌 나 역시 그랬기에. 그러니 덧붙이고 싶은 말은


 귀한 당신!
 당신의 도전을 온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가다 보면 당신은 분명히 완수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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