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부지런한 몸뚱이를 잡아먹을 수 없다
개인사업 2년차.
사실 나는 감정적으로 힘들어할 여유가 없다.
외로움도, 막막함도, 불안함도 다 핑계다.
잠을 한숨도 못잤다.
나는 왜 아직도 이렇게 살고있나,
그 인간은 왜 내게 그런 말을 했나,
돈을 모을 수는 있을까.
뭐 그런 고민들 때문이었겠지.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에 다시 월급 받는 입장으로 돌아가고싶다가도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역시 혼자가 편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렇게 살고 있는 것에 대한 합리화일까.
그 시작으로 돌아가보자.
2021년 2월, 1년 다닌 광고회사를 그만뒀다.
나에게는 확고한 퇴사 사유가 있었다.
근무시간인 8시간동안 나는 그보다 더 큰 가치를 회사 밖에서 만들어낼 자신이 있어서.
세상을 잘 몰랐던 거지.
자기계발 서적 몇권 읽고 가슴이 너무 웅장해진 나머지 무턱대고 나온거다.
첫 회사가 별로면 (물론 별로는 아니었다) 눈 딱 감고 버티다가 더 좋은 곳으로 이직,
거기서 버티다가 더 더 좋은 곳으로 이직, 이렇게 이직을 거듭하며
점점 괜찮은 곳으로 올라가는 방법도 있었는데
어렸던 난 거기까지 생각이 닿지 못했다. 이직을 거듭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맞았기에.
3년이 지난 지금, 나는 최소한 그때보다는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고는 생각한다.
다만, 이 수익이 언제 뚝 끊겨도 이상하지 않다는 게 항상 문제다.
보장된 게 아무것도 없다.
실제로 뚝 끊긴 적은 없지만 그냥 마음이 불안한거다.
잠시 끄는 방법 밖에는 없다.
내 불안함을 달래려 힐링이며 휴식이며 할 생각 말고,
몸을 더 바삐 움직여야 한다.
감정적인 위로는 나에게 큰 위로를 주지 못한다.
'너 지금 불안한 상태 아니야' 라고 말해줄 수 있는 건 오직 '진실'밖에 없다.
'~한 방식으로 실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니까' > 불안해하지 않아도 돼
'~전략 대로 N달째 꾸준히 실행하고 있으니까' > 나는 성장할 수밖에 없어
내 머릿속 회로는 이렇게 흘러간다.
내가 깨어있는 동안 해야하는 일은 이 필요조건들을 complete 하는 것이다.
이 일들을 하는 동안에는 외로움, 막막함, 불안함과 같은 감정들을 꺼내서는 안된다.
방금 막 알게 된 사실인데, 이 감정들은 무조건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 글을 쓰는 데 집중하다 보니, 내가 외롭고 불안하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단어를 떠올리면 아, 나 그랬었지 하고 바로 떠올릴 수 있지만 (워낙 오래 품은 감정인지라)
감정에 압도되어 가슴 속이 무겁거나 한숨을 쉬거나 다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잠시 자고 하루를 다시 시작해야지.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부지런히 움직이는 방법밖에 없다.
나를 지배하려는 감정을 무시해야 내 목표에 가까워진다.
정신 차리자. 힘들어 할수록 손해보는 건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