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음에 담긴 장면과 말들

by 늘보

오랜만에 요양병원에 계신 할머니를 만나고, 부모님과 저녁을 먹은 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아이와 하루를 되짚어보며, 하루를 되돌아본다.

"오늘 뭐가 가장 기억에 남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배경삼고, 오늘의 장면과 어떤 말들이 가슴에 와 박힌다.


#오늘의 장면들

1. 한동안 나를 응시하던 할머니의 눈

2. 아이를 바라보며 웃으시던 할머니.

3. 우리가 떠날 때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던 할머니. 그건 아마도 아쉬움의 감정이 아니었을까.


#가슴에 닿은 말들

1. "앞으로 얼마나 우리 예쁜 딸을 볼 수 있을까" 아빠가 툭 내뱉은 말

2. "오늘 왕할머니 눈이 커졌었잖아!" 여섯 살 아이가 기억하고 있던 오늘의 할머니의 모습. 우리를 보고 작은 할머니의 눈이 유난히 크고 반짝였었다.


함께 걷는 것은 어려워졌지만, 아직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할머니와 눈을 맞추고 손을 잡는 시간, 차 안에서 한강의 그림 같은 석양을 바라보는 것, 건강하신 엄마 아빠와 따뜻한 아랫목에 등을 대고 아이의 조잘거림을 듣는 것, 20여일이 지나서 아빠가 건넨 생일선물, 마음 표현이 어려웠던 아빠가 내뱉은 말들.


아주 소소한 장면들이지만, 바로 '지금'을 웃고, 느끼고, 대화하고, 걷고, 눈을 맞추며 보낼 수 있다는 것에 새삼스럽게도 감사했던 하루.


오늘의 나는 왜 유난히도 감각이 예민하게 반응했을까. -10도의 다시 찾아온 강추위 때문이었을까. 찬 바람이 스칠 때마다 오늘의 감정들이 더욱 선명하게 새겨지는 느낌이다.


나의 존재로서 누리고 맛볼 수 있는 하루가 유난히 감사하게 느껴졌던 오늘.

2026년 2월 7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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