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외장하드를 정리하다
2014년, 사진 작업을 위한 글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글 묶음을 발견해서 그 중 몇 개를 올려봅니다.
보면서 느낀 건,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네요. 하하. 8번은 또 꿈 일기로 추정되는데 꿈의 분위기도 지금이랑 그닥 다를 게 없음
4.
밝은데 어딘가 우울하다. 이것이 내 꿈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예를 들어 꿈에서 예쁜 고양이를 보면 우와~ 너무 귀엽다 하고 쓰다듬어 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내 감정은 우울한 것이다.
내 무의식의 투영인 것일까?
살면서 완벽히 기쁨에 겨워 '아 정말 깨기 싫다' 하는 꿈을 꿔본 적이 없다. 꿈에서 나는 초현실을 넘나든다. 꿈의 내용도 정말 다이나믹하고 다양하다.
그러나 완벽히 기쁘진 않은 어딘가 찜찜한 한 구석이 항상 남아있는 것이다. 물론 그 감정은 기상 후 10분이 지나면 모두 사라진다는 것이 불행중 다행.
7.
가볍게. 가볍다는 말은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말이라 생각했다.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대할 때도 있어야 하겠다.
모든 것에 의미부여 하는것.. 피곤하다. 그렇게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지 않다.
신경이 지끈거린다. 그냥 다 넘어가자. 단순해지자.
8.
기억나지 않는 네 번호
처절하게 울며 네게 도움을 청했지만
너무나도 태연하고 차분한 너의 목소리
미친 듯이 눈물 범벅이 되어 집을 뛰쳐나가
너를 죽이겠다고, 죽이겠다고.
난 너에게서 분리된 존재였다
9.
영원. 모든이들이 탐내고 염원하지만 결코 닿을수 없는 것.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더 갈망하고 수십세기에 걸쳐 그에 대한 수많은 글귀들과 시와 영화가 쓰여지고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부정하지만
나도 그것을 갈망하는 사람들 중 하나.
내 자신의 일에 있어선 객관적일 수 없는 '사람' 이기에
나는…, 혹시… 하는 마음에.
모든 이가 그런 생각을 하겠지만.
10.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소비를 하고 먹나보다.
저번에 TV를 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란 프로그램에서
엄청나게 먹어대는 아이의 문제점이 결핍된 엄마아빠 로부터의 사랑이란 걸 봤다.
사람은 외로우면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채우려 하나보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사고 무언가를 내 안으로 끊임없이 집어넣고.
맞춤법 검사도 교정도 안 한 날 것 그대로의 글로 올립니다. 생각 많고 철학에 심취해있던 미대생의 글이었네요 킥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