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에티오피아로 넘어갈 때가 되었다.
룩소르에서 카이로로 가 카이로 공항에서 아디스아바바 공항으로 간다. 항공기 시간은 새벽 2시 20분이다. 시간을 잘 계산해서 룩소르에서 카이로 공항으로 바로 가서 기다릴 생각이다.
이번에 카이로 가는 방법은 버스를 이용해 보고 싶었다. 시간은 많이 걸릴 것으로 생각되지만, 타보고 싶었다. 인터넷에 고 버스가 10시간에서 길게는 13시간을 간다고 했다.
룩소르 숙소에서 고 버스 표를 사기 위해서, 심부름하는 소년에게 고 버스 정류장 안내를 부탁했다. 따라가니까 5분 거리에 있었다. 나는 줄을 서서 기다리고, 소년은 돌아갔다. 내가 원하는 날의 고 버스 시간은 오전 00:30, 10:00 두 개의 선택이 가능했다. 10:00를 선택해서 13시간을 간다면, 만일 변수가 생기면 비행기 시간이 위험할 것 같았다. 그래서 00:30 표를 샀다. 숙소로 돌아오니까 소년이 기다린다. 수고비를 요구해서 고마워서 조금 넉넉히 주었다.
초저녁에 잠도 못 자고 기다리다가 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오늘은 장거리 버스 여행이니까 배낭을 버스 트렁크에 넣고 싶었다. 그래서 실었는데 실어 준 사람이 돈을 달라고 한다. 주변 사람들이 주는 것을 보고 같은 금액을 주었다. 안 주어도 될 것 같은 분위기이다.
고 버스는 제시간에 출발했다. 버스에서 지나는 어두움 밤 도시를 구경하면서 잠깐 잠이 들었다. 그런데 추워서 잠을 깬 것 같다. 고 버스는 밤에 온도가 내려갔는데도 난방을 넣지 않는다. 버스 타고 가면서 춥기도 처음이다. 주변을 돌아보니까 현지인들은 거의 두꺼운 담요를 덮고 자고 있다. 오늘따라 두꺼운 옷이 있는 배낭을 트렁크에 넣은 것이다. 버스는 어두운 사막 도로를 달려서 가다가 한번 쉬고는 계속 갔다.
고 버스에서 아침이 오니까 햇살이 버스 창문으로 들어온다. 햇볕에 의해 추위가 가는 것을 느낄 무렵 카이로 고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10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3시간을 인터넷에서 본 것은 조금 오래된 정보를 본 것이다. 오래된 정보는 입장료나 시간의 차이를 여행하면 늘 경험했다. 늘 가장 최근의 것을 봐야 한다. 그래도 기다리는 것이 났다는 생각에 빠른 시간을 선택한 것이다.
도착한 고 버스 정류장에는 드렁크에서 배낭을 직접 내리려고 하는데, 벌써 내려주는 사람이 있다. 이번에도 돈을 달라고 손을 내민다. 여기서는 그냥 배낭을 메고 돌아섰다.
돌아서서 몇 걸음 가지 않아서 또 택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과 만난다. 그 사람을 지나니까 다시 휴지를 파는 아이가 휴지를 내민다. 며칠 익숙해진 풍경이지만, 짜증이 난다.
시간 계산이 잘못되어 비행기 탑승시간까지 18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카이로 시내를 구경 나섰다. 거리에는 호객하는 사람들이 기다리듯이 나온다. 아마도 얼굴이 다른 동양인이 지나니까 그런 것일 것이다.
그런데 이곳의 호객하는 사람들은 얼굴에 웃음을 띠고, 친절하게 말을 걸면서 접근한다. 구걸하는 사람의 표정은 웃지는 않지만, 표정이 험악하지는 않다. 그래도 끈질기게 따라붙는다.
호객한 것이 안 된다고 인상을 쓰거나 거친 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 그냥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습관적으로 말을 붙이는 것 같다. 시내의 풍경을 일전에 본 것이라 새로운 것도 없고, 호객 행위 하는 사람들의 헛수고를 덜어줄 겸 일찍 카이로 공항으로 이동했다.
공항에 가면 시설도 좋고 넓은 공간을 기대했지만, 좁은 의자에 앉아 14시간이라는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지나는 사람들의 표정도 구경하고 새로운 것을 보려고 애쓴다. 그러다 지겨워 잠깐 졸기도 했지만, 시간은 느리게 간다. 여행은 원래 기다림은 많고, 그 긴 기다림의 시간을 견디는 것이다. 그러다 긴 시간 뒤에 예정대로 흘러가면 되는데, 비행기가 연착하거나 결항이 생기기도 한다. 그것 또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여행에서 최악은 언제 어디에서 올지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도 이어갈 방법이 나올 것이다. 단지 애쓰고 힘들고, 허비한 시간이 많을 뿐이다. 이런 여행을 내가 선택한 것이니까 감수하는 것이다.
에티오피아 항공기는 예정 시간에 출발한다. 그곳에서 늦은 밤이라 잠이 든다. 이틀 동안 잠을 설쳐서 잠이 들었는데. 기내식이 왔다고 깨운다. 그래도 그것은 먹고 다시 잠이 들었는데, 아디스아바바 공항이다. 5시간 비행이 그냥 한순간이었다.
여기도 비자를 도착 비자가 가능하다고 해서 그냥 온 것이다. 오직 에티오피아는 아디스아바바 볼레 공항만 도착 비가가 가능하고, 나머지는 공항이나 육로는 사전 비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것이 지금 상황이고 또 어떻게 변할지는 모른다.
공항 출구에서 비자 발급하는 곳에 줄어 서니까 여권을 확인하고는 이리저리 가라고 손짓을 한다. 60달러를 요구하고 곧 비자를 여권에 표시해 준다. 전혀 까다롭지 않았다.
공항에서 ATM기에서 카드로 현지 돈을 뽑았다. 유심도 일주일 것으로 사고 숙소를 가기 위해서 택시를 찾아 가격을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30달러를 요구한다. 우리 돈으로 43000원이다. 인터넷 정보로는 숙소까지 400비르 정도인 것으로 추정했는데, 너무 심하다. 그래서 흥정도 안 하고, 다른 사람과 흥정을 했다. 여기는 3000비르를 요구한다. 그래서 계속 흥정해 1000비르에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 돈 11300원 정도이다. 다음에 알아보니까 400비르면 충분하다고 한다. 어느 나라나 공항에서 택시요금 장난하는 정도에 비례해서 후진성 정도를 알 수 있다.
숙소는 깨끗하고 여장을 풀고 씻은 후에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까 저녁이 다가오는 시간이다
주변을 외출하려고 나서는데 주인이 뒤에서 부른다. 내가 손에 핸드폰을 들고 다니까 그것을 주머니에 넣고 나가라는 것이다. 절취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선입감이 들었다.
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피면서 다니는데, 이곳 아디스아바바는 한창 개발 중인지 거리가 포장도 엉망이고, 도롯가 난점들이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다. 그런데 여기는 특이하게 호객행위가 전혀 없다.
노숙자풍이나 거리를 떠도는 사람들의 노려보는 듯한 매서운 눈초리가 느껴진다. 구걸하는 아주머니와 노인들은 하나같이 나를 보고 “차이나” 부르고는 손으로 돈을 달라고 한다. 아주머니들은 거의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있다. 사람들의 눈초리가 매섭고 인상들이 굳어 있다. 조금 다니다가 위축이 되어 숙소로 돌아왔다.
분위기가 카이로와 확연히 다르다. 카이로는 귀찮을 정도였지만 위축되지는 않았고, 여기는 두려움이 든다.
카이로에는 웃으면서 오직 호객행위가 많았고, 구걸도 있었다. 대상이 보이면 망설임 없이 말을 걸고 인사하고 끈질기게 말을 걸었지만, 위축되지는 않았다. 아디스아바바는 호객행위는 거의 없었고 구걸하는 사람들이 많으면서 지나가면 사람들이 노려보는 듯한 눈초리를 느꼈다.
카이로 사람들은 처음에는 “차이나”했다가 아니면 “재팬”으로 불렀다가 반응이 없으면 “코리아”로 부른다.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코리아‘라고 알아보고 말을 건다. 그런데 여기는 한결같이 ”차이나“였다. 그래도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 것은, 나름의 자존심이 센 느낌이다. 나중에 이곳 사는 한인에게 들은 이야기는 인상이 그래도 마음이 착하다고 했다.
웃으면서 말을 걸지만, 사기성 있는 것과 굳은 얼굴이지만 그래도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차이는 확실히 느끼지만, 어느 것이 좋은지는 모른다.